2
부산메디클럽

[아침숲길] ‘두문불출’이 스스로를 구하는 ‘약’이 될 것이니 /정일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27 18:38:3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안녕하신가를 묻는 안부가 미안하고 불안한 세월입니다. 부산 울산 경남에 최근 ‘코로나19(COVID-19)’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더더욱 그러합니다. 베이비부머인 우리 세대는 1967년 콜레라를 시작으로 ‘신종인플루엔자’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 크고 작은 전염병의 시간을 잘 지나왔는데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발병이 되면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흔한 비유로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장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친구하자고 찾아오는 것은 병이고, 늘어나는 것은 약이더라는 선배들의 말처럼 기저질환, 즉 지병 하나 이상쯤은 가지고 사는 베이비부머에게 코로나19는 감염되면 실로 위험한 전염병입니다. 일자리에서 밀려나서 스스로 인생에서 자가 격리되는 현실에, 코로나19에 의해 또 다른 자가 격리가 되는 현실이 겹칩니다.

이동순 시인의 부친께서 노년의 일기장에 썼다는 ‘종일본가(終日本家)’라는 말이 새삼 사무칩니다. 그렇다고 마냥 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움직여야합니다. 그럴수록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고, 비누로 손 씻기는 예절입니다. 지인을 마주쳐도 악수대신 손가락 하트를 날리며 웃으며 지나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코로나19가 14세기 중세를 휩쓴 전염병 ‘흑사병’과 유사해지고 있어 두렵습니다. 흑사병과 코로나19는 같은 비극의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전염병은 모두 중국이 첫 발생지라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흑사병은, 중앙아시아 타슈켄트 지역을 휩쓸고 흑해와 크림반도를 거쳐 이탈리아에 착륙,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고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흑사병으로 1347~1351년 약 3년 동안 2000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지금 코로나19도 중국에서 시작돼 아시아를 지나 유럽과 남미를 감염시키고 있습니다. 남극 빼고 다 점령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1년 안에 전 세계 인구의 최대 70%를 감염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바짝 긴장이 됩니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전염병학 교수는 1년간 전 세계 인구의 4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지구 인구가 77억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 중 50%가 감염된다면 38억 명이 감염되는 인류 사상 최고의 ‘판데믹(pandemic)’이 될지 모를 일입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해집니다. 하지만 21세기의 과학과 지혜가 이 위기를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변해야 합니다. 특정 종교가 정직해야 합니다. 행정이 강해져야 합니다. 입으로 하는 정치가 바르게 가야합니다. 문제를 일으킨 특정인들을 법으로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하나 누구를 탓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역사회 감염원이 되지 않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해야 합니다.

개학을 앞두고 있는 초중고와 대학은 아차하면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육당국은 개학 전에도, 개학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현실에 불안하기보다 생각을 바꾸는 건 어떨까요. 우리는 지금 또 하나의 알을 깨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요. 역사 이후 처음 겪는,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에서 우리가 가진 반만년 나침반의 자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아침이면 해는 뜨고 봄이 오고 꽃이 핍니다. 바야흐로 자가 격리의 창밖엔 이미 봄이 와있습니다. 여전히 밤하늘엔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는 ‘두문불출(杜門不出)’이란 말이 고려 말 유신(遺臣)들이 조선에 반대하여 벼슬살이를 거부하고 은거하여 살던 ‘두문동(杜門洞)’이란 말에서 나왔습니다. 두문동은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광덕산 서쪽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고려 유신 72인이 끝까지 고려에 충성을 다하고 지조를 지키기 위해 조복을 벗어던지고 이곳에 들어와 새 왕조에 출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문동 정신’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정의는 잠시 잊고, 잠시 두문불출의 즐거움을 누려보면 어떨까요. 서둘지 않고 스스로를 가두고 생각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둠이 깊으면 반드시 새벽이 올 것이라 믿으며, 그 새벽까지 내내 건강하시길!

시인·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