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이 칼럼]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27 19:18:47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민건강보험의 2016년 보장률은 62.6%였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임기 내에 7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2017년 8월 9일 문 대통령은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건강보험 하나로’ 치료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언론에서는 이 정책을 ‘문재인 케어’라고 명명했다.

그림 서상균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생기는 전체 의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의료비 비율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보장률은 80%이다. ‘문재인 케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이 62.6%에서 2022년 70%로 높아지더라도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여전히 10%포인트나 낮다.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장률을 OECD 평균 수준인 80%까지 높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하나로’ 전략의 1단계 정책 패키지에 해당하며, 다음 정부에서 2단계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일부 비판자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아지면 재정적 지속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문재인 케어를 비판한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아져 의료 이용 시점에서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낮아지면 도덕적 해이로 인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늘고, 결국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논리다. 한마디로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지속 가능성과 반비례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반대로 보장률이 OECD 평균 수준(80%)까지 높아지면 지속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즉, 건강보험의 보장률과 지속 가능성은 반비례가 아니라 정비례 관계에 있다. 이게 진실이다.

이 논리를 쉽게 알아보기 위해 문재인 케어가 제기된 이유부터 살펴보자. 그동안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너무 낮아 의료비 불안이 심했고, 이는 각자도생의 민간의료보험 가입과 팽창에 따른 비효율의 확대와 계층 간 양적·질적 의료이용 격차 심화로 이어졌다. ‘2015년 의료패널 심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77%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했고, 가구당 평균 가입 개수도 4.8개나 되고, 가구당 월 평균 보험료는 28만8000원이었다. 당시 가구당 월 건강보험료가 9만 원이었으니 배보다 배꼽이 3배나 컸다. 소득재분배 효과에 따라 중·저소득층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국민건강보험은 역할이 작고, 나머지 부담을 민간의료보험과 본인부담의료비가 감당했던 것이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건강보험료는 소득에 정률로 부과되므로 소득이 높을수록 많이 낸다. 또 고용주가 근로자 건강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고, 국고에서 재정을 지원한다. 이렇듯 건강보험은 계층 간 소득재분배 효과가 크게 작동한다. 덕분에 고용주와 고소득층에 비해 근로자와 중·저소득층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선진 복지국가일수록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문제를 모두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여기서는 민간의료보험이 필요 없다. 의료 이용 시점에서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건강보험 하나로’ 세상인데, 명백한 사실은 이런 나라일수록 건강보장 제도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3중 부담 체계(건강보험료+민간의료보험료+본인부담의료비)가 작동한다.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는 대신 국민 대다수는 의료비 불안 해소책으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본인부담의료비도 만만찮게 내야 한다. 이는 서민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엄청난 짐이 됐다. 실제로 많은 경우 큰 병에 걸리면 가계가 파탄 나거나 기초수급자로 전락했다.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아 초래된 의료비 불안은 중요한 민생 이슈였다. 그래서 OECD 평균 수준의 보장성을 달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시민사회에 형성됐고, 첫 출발이 문재인 케어였다. 즉, ‘3중 부담’ 체계를 ‘건강보험 하나로’ 체계로 전환해야 의료비 불안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성도 높일 수 있게 된다.

문재인 케어는 보장률 70% 달성을 위해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를 추진하고, 아동·여성·노인 등 취약 인구의 보장률을 높이고, 서민·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강화하려는 정책 기획이다. 대다수 국민은 문재인 케어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여긴다. 의료 이용을 했던 사람들이 정책 효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 케어는 국정과제 정책 만족도 조사에서 늘 최상위를 차지한다. 특히, 중증 질환으로 의료 이용을 한 사람들은 보장성 향상의 효능을 더 크게 체감한다. 문재인 케어가 중증·고액 질환 중심으로 ‘비급여의 급여화’를 우선적으로 단행했기 때문인데, 실제로 2018년 중증·고액 30위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81.2%였다. 이는 2018년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 63.8%에 비해 크게 높다.

이런 추세라면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 목표를 달성하고, 중증·고액 30위 질환의 보장률은 85%를 넘을 전망이다. 문재인 케어의 강력한 추진으로 의료비 불안이 줄고 ‘건강보험 하나로’ 체계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민간의료보험 의존도는 그대로다. 여전히 ‘3중 부담 체계’가 유지되는데, 이래서는 건강보험 보장성도 지속 가능성도 모두 무너진다. 게다가 인구 구조의 위기가 최악 조건으로 주어졌다. 2025년이면 노인 인구 20%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생산연령인구는 내년부터 해마다 평균 35만 명이 줄어든다.

유일한 해법은 ‘3중 부담’ 체계를 ‘건강보험 하나로’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율을 선진국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부과 기반을 확대하며, 국고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도록 하고, 본인부담률이 낮아지면, 가계 지출은 오히려 줄어든다. 또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 외래방문과 입원일수를 줄이고, 의료제공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보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건강보험 하나로’ 체계를 향한 국민·의료계·정부 간 대타협이 절실하다.

제주대 교수·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양산 서창시장 일대 3개 테마 도시재생
  2. 2치료제 말만 나와도 급등…바이오株 광풍에 투자주의보
  3. 327만 명 몰린 해운대…물 밖서도 NO 마스크 활보
  4. 4황강물+창녕 강변여과수 PK 공급 추진
  5. 5방귀 뀐 승객 흉기로 찌른 택시운전사
  6. 6부산 폭염…체감온도 35도까지 오른다
  7. 7‘구포~부산진역 폐선 공원화’ 등 공론화 사업 후보 선정
  8. 8‘임대료 연 30억’ 북항 마리나 운영자 또 못 찾았다
  9. 9전세물량 일부 감소…부산 신규 공급으로 큰 혼란 없을 듯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8월 3일(음력 6월 14일)
  1. 1청와대 “다주택 참모 8명…1채 빼고 판다”
  2. 2이낙연·김부겸·박주민 모두 ‘가덕신공항’ 공개지지 천명
  3. 3여당 당권·최고위원 주자들, 김경수 지사에 노골적 구애
  4. 4박주민 핵연료세 신설법안 발의
  5. 5탈북민 북한 도착까지 軍 감시장비에 찍혔다
  6. 6주호영 “부동산 두 채 가진게 범죄냐”
  7. 7여당 행정수도 마이웨이…‘세종의사당·청와대 제2집무실 후보지’ 조만간 시찰
  8. 8‘임대차 사이다 발언’ 윤희숙 비판하다 역풍 맞은 여당 의원들
  9. 9이백자 씨 별세,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국회의원) 씨 모친상
  10. 10박재호 의원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에 선출
  1. 1수익률 3%대 원금 보장…정부 ‘뉴딜펀드’ 만든다
  2. 2치료제 말만 나와도 급등…바이오株 광풍에 투자주의보
  3. 3故 신격호 유산 상속 마무리…신동빈 롯데지주 지분 13%로
  4. 4 이엉포럼 신임 회장에 정종태
  5. 5한국 경제 7월 수출 회복 신호에다 2분기 성장률 선방
  6. 6 부산 휘발윳값 12주 만에 하락
  7. 7
  8. 8
  9. 9
  10. 10
  1. 1수도권·중부 '물폭탄', 남부 '찜통더위' 극과 극 날씨
  2. 2고유민 “너무 보고 싶어” 선수들 충격·애도
  3. 3부산 낮부터 맑음…최고기온 30도
  4. 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0명…해외유입 22명·지역발생 8명
  5. 5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 주차장 화재…2명 부상
  6. 6부산 기장군 자가격리 첫날 외출한 60대 적발
  7. 7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내일부터 시행
  8. 8정부, 호우대처 긴급 점검회의…폭우로 2명 사망·1명 실종
  9. 915년 만에 멈춘 창원 시내버스 다시 가동…2일 새벽 임협 타결
  10. 10경남도, ‘2020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 선수단, 통영 무사 입성
  1. 1'FA컵 우승' 아스널, 첼시전서 2-1 역전승…'UEL 진출 확정'
  2. 2아스널 첼시 FA컵 결승전 양팀 선발 명단 공개
  3. 3'오바메양 동점골' 아스널, 첼시전서 1-1로 전반 종료
  4. 4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도 코로나 확진…MLB 2주 만에 파행
  5. 5박세웅, 4년 만에 KIA전 승리…롯데도 천적 임기영과 악연 끊어
  6. 6KBO 전반기 종료…구창모·로하스 빛났다
  7. 7최저타로 타이틀 방어…‘슈퍼 루키’ 유해란의 시대
  8. 8황제 페더러, 이탈리아 소녀들과 지붕서 ‘이색 테니스’
  9. 9롯데, KIA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8월 첫 승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이륜차 사고, 막을 수 있다 /최진호
선원 관리가 해운산업 발전 디딤돌이다 /도덕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노무현이 말한 북항 재개발 /김미희
수제맥주 성지를 지키려면 /김미주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온고지신과 뉴트로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담대한 도전 /정옥재
온라인수업 장기화에 관한 우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전세의 종말
뎅기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이주의 시대와 문학
손편지의 위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내식과 고추장
남도 갯벌 여름 별미 짱뚱어탕
사설 [전체보기]
지방세 비율 확대 2단계 재정분권마저 미뤄진다니
양쯔강발 저염분수 서·남해 유입 철저 대비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6·25전쟁, 끝내야 한다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바젤리츠는 왜 거꾸로 그렸나
이홍 칼럼 [전체보기]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불신의 벽 넘어야 할 행정수도 이전
청주와 반포 사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6월의 뱃노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여행
비처럼 와인처럼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윤복의 ‘저잣길’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