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해 가장 큰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확진 환자가 4335명(2일 현재)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고, 100만 명당 환자 수는 중국을 넘어섰다. 사스,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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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지금 대구에서는 의료진 부족이 문제다. 다행히 안철수 부부를 비롯한 많은 외부 의료진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지원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일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사람은 의사들이다. 군인이 전쟁을 할 때 총과 철모는 기본이다. 의사는 환자 검체 채취를 하는데, 일반 가운만 입고 하라는 것은 총알이 날아오는데 철모를 쓰지 말라는 것과 같다. 또한, 우리나라도 의료진이 모자란 판에 중국에 의료진을 보내겠다는 것은 열세인 전쟁을 치르는 중인데 우리나라 군인을 옆 나라 강대국의 전쟁에 보내겠다는 것과 같다.
군인이 전쟁을 수행하듯 지금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는 의사가 전문가이다. 물론 전문가를 돕는 마스크 공장, 행정부 등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목포고·서울 의대를 졸업한 의협회장이 우파더라’ ‘차이나타운에 환자가 없으니 중국인 입국 금지는 필요 없다’, ‘내가 비만인 이유는 체중을 쟀기 때문이다’ 같은 패러디마저 나오는 ‘환자가 많은 건 검사를 많이 해서이다’ 등, 이런 말로 의협을 욕하든 그 반대로 정부를 탓하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환자가 돼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에 전 국민이 합심해 대처해야 한다.
전염병은 정치나 선동이나 쇼맨십이나 유튜브, 페이스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질병을 대처하는 데서 정치적이거나 정무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사는 그런 감각이 없기 때문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환자는 우리 국민 전체이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의학에 따라서만 생각해야 한다. 중국 경유 외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의협 회장이 말했을 때 정치적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 인물이 있었다. 입국 허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치료를 결정하는 데 정치적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옛말을 생각나게 한다. 정치하는 분들은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장은 감염병 위기 단계를 상향하거나 지역 통제 및 군대 파견 여부까지 결정한다. 물론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만, 대부분 그대로 결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방역, 검역의 책임만 있고 결정권이 없다.
‘선조실록’ 84권(선조 30년, 1597년, 임진왜란 발생 5년 후)을 보면 선조가 이르기를 “이순신은 조금도 용서할 수가 없다. 무신(武臣)이 조정을 가볍게 여기는 습성은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순신을 옥에 가두고 정유재란 때 해전 경험이 별로 없는 원균을 수군통제사로 내려보냈다. 결과는 90% 이상의 함선을 잃는 대패였다. 이국종 교수는 중증 외상 환자를 돌보다 몸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돌아온 건 위로부터의 질책이었다. 이순신 장군이나 이국종 교수는 정치와 무관한 전문가로서 자기 일을 했을 뿐이다. 9·11테러 주범인 빈 라덴을 제거하는 작전을 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지휘한 것이 아니라 네이비 실 책임자가 지휘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의자에 앉았던 사진을 기억할 것이다.
전문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의사인 이진석 국정실장은 본인이 감염의학이 아닌 예방의학을 전공했고, 현역에서 의사로 일한 지 오래됐다는 이유에서 장롱 면허라는 말을 했다. 현 상황에서 전문가는 의협과 감염 관련 학회이다. 질병을 대하는 의사는 질병의 의학적, 과학적인 면만 본다. 의사는 환자에게는 ‘좋아질 것입니다’고 위안을 주지만 질병을 대할 때 항상 최악을 생각한다. 의사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은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사는 바이러스 치료 때 과학적, 의학적인 면만 본다. 왜냐하면 바이러스는 정치적이지 않고 정무적이지도 않으며 외교도 모르고 경제관념도 없기 때문이다.
박원욱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