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03 19:40:5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봄은 진달래와 개나리가 필 때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야 매화와 함께 봄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 봄은 단순히 따뜻한 계절이 오는 것이 아니라, 추운 겨울이 끝나야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옛사람은 이를 알고 “매화는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나야 맑은 향기를 풍긴다(梅經寒苦發淸香)”는 멋진 말로 매화의 품격을 표현하였다. 매화의 속성을 좋아한 조선 시대 선비들은 매화시를 짓고, 서화가는 매화를 즐겨 그렸다.

   
조희룡이 그린 매화서옥도.
매화에 대한 애호를 가장 잘 보여준 화가가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이다. 그의 매화벽(梅花癖)은 대단하여 자신이 쓴 ‘석우망년록(石友忘年錄)’에 그 흥취를 남겼다. “방 안에는 매화 병풍을 둘러치고, 매화를 읊은 시가 새겨져 있는 벼루와 매화서옥장연(梅花書屋藏烟)이라는 먹을 사용했으며, 매화시백영(梅花詩百詠)을 지어 큰 소리로 읊다가, 목이 마르면 매화편차(梅花片茶)를 달여 먹었다. 그리고 거처를 매화백영루(梅花百詠樓)라 하였으며, 자신의 호를 매수(梅叟)라 하였다”는 내용이다.

조희룡은 매화꽃 피는 이른 봄, 집에 홀로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를 자주 그렸다. 매화서옥도는 중국의 은일지사 임포(林逋)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나, 스스로 추구한 삶의 모습이 이상화된 것이기도 하다. 조희룡은 많은 서화가 후배와 어울렸는데, 그의 매화서옥도는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유숙, 이한철, 허련, 전기, 김수철 등 당대 최고 화가들이 조희룡의 영향을 받아 매화서옥도를 그렸다. 이들이 그린 매화서옥도 중 조희룡의 작품은 회화적인 면에서 단연 첫손에 꼽힌다. 매화가 핀 어느 봄날 저녁, 산속 외딴집의 한 선비가 불을 밝히고 서안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어스름한 저녁 빛이 산과 집 주위를 감싸고, 주변 매화나무는 흐드러지게 꽃 피어 있다. 활달한 붓 선의 움직임이나 농담을 잘 조절한 먹의 번짐, 화제의 위치까지 고려한 구도 등 놀라운 감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다른 이들의 매화서옥도가 조선 시대 남종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 비해, 조희룡의 것은 중국 북종 산수화 기법까지 혼성한 듯한 강한 예술적 아우라(aurua)를 보인다. 동양화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어느 명품들 사이에 넣어도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 수작이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있다. 곧 흐드러지게 필 매화와 함께 국민의 마음속도 그림 속 주인공처럼 매화 향기 가득하기를. 미술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양산 서창시장 일대 3개 테마 도시재생
  2. 2치료제 말만 나와도 급등…바이오株 광풍에 투자주의보
  3. 327만 명 몰린 해운대…물 밖서도 NO 마스크 활보
  4. 4황강물+창녕 강변여과수 PK 공급 추진
  5. 5방귀 뀐 승객 흉기로 찌른 택시운전사
  6. 6부산 폭염…체감온도 35도까지 오른다
  7. 7‘구포~부산진역 폐선 공원화’ 등 공론화 사업 후보 선정
  8. 8‘임대료 연 30억’ 북항 마리나 운영자 또 못 찾았다
  9. 9전세물량 일부 감소…부산 신규 공급으로 큰 혼란 없을 듯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8월 3일(음력 6월 14일)
  1. 1청와대 “다주택 참모 8명…1채 빼고 판다”
  2. 2이낙연·김부겸·박주민 모두 ‘가덕신공항’ 공개지지 천명
  3. 3여당 당권·최고위원 주자들, 김경수 지사에 노골적 구애
  4. 4박주민 핵연료세 신설법안 발의
  5. 5탈북민 북한 도착까지 軍 감시장비에 찍혔다
  6. 6주호영 “부동산 두 채 가진게 범죄냐”
  7. 7여당 행정수도 마이웨이…‘세종의사당·청와대 제2집무실 후보지’ 조만간 시찰
  8. 8‘임대차 사이다 발언’ 윤희숙 비판하다 역풍 맞은 여당 의원들
  9. 9이백자 씨 별세,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국회의원) 씨 모친상
  10. 10박재호 의원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에 선출
  1. 1수익률 3%대 원금 보장…정부 ‘뉴딜펀드’ 만든다
  2. 2치료제 말만 나와도 급등…바이오株 광풍에 투자주의보
  3. 3故 신격호 유산 상속 마무리…신동빈 롯데지주 지분 13%로
  4. 4 이엉포럼 신임 회장에 정종태
  5. 5한국 경제 7월 수출 회복 신호에다 2분기 성장률 선방
  6. 6 부산 휘발윳값 12주 만에 하락
  7. 7
  8. 8
  9. 9
  10. 10
  1. 1수도권·중부 '물폭탄', 남부 '찜통더위' 극과 극 날씨
  2. 2고유민 “너무 보고 싶어” 선수들 충격·애도
  3. 3부산 낮부터 맑음…최고기온 30도
  4. 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0명…해외유입 22명·지역발생 8명
  5. 5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 주차장 화재…2명 부상
  6. 6부산 기장군 자가격리 첫날 외출한 60대 적발
  7. 7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내일부터 시행
  8. 8정부, 호우대처 긴급 점검회의…폭우로 2명 사망·1명 실종
  9. 915년 만에 멈춘 창원 시내버스 다시 가동…2일 새벽 임협 타결
  10. 10경남도, ‘2020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 선수단, 통영 무사 입성
  1. 1'FA컵 우승' 아스널, 첼시전서 2-1 역전승…'UEL 진출 확정'
  2. 2아스널 첼시 FA컵 결승전 양팀 선발 명단 공개
  3. 3'오바메양 동점골' 아스널, 첼시전서 1-1로 전반 종료
  4. 4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도 코로나 확진…MLB 2주 만에 파행
  5. 5박세웅, 4년 만에 KIA전 승리…롯데도 천적 임기영과 악연 끊어
  6. 6KBO 전반기 종료…구창모·로하스 빛났다
  7. 7최저타로 타이틀 방어…‘슈퍼 루키’ 유해란의 시대
  8. 8황제 페더러, 이탈리아 소녀들과 지붕서 ‘이색 테니스’
  9. 9롯데, KIA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8월 첫 승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이륜차 사고, 막을 수 있다 /최진호
선원 관리가 해운산업 발전 디딤돌이다 /도덕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노무현이 말한 북항 재개발 /김미희
수제맥주 성지를 지키려면 /김미주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온고지신과 뉴트로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담대한 도전 /정옥재
온라인수업 장기화에 관한 우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전세의 종말
뎅기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이주의 시대와 문학
손편지의 위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내식과 고추장
남도 갯벌 여름 별미 짱뚱어탕
사설 [전체보기]
지방세 비율 확대 2단계 재정분권마저 미뤄진다니
양쯔강발 저염분수 서·남해 유입 철저 대비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6·25전쟁, 끝내야 한다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바젤리츠는 왜 거꾸로 그렸나
이홍 칼럼 [전체보기]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불신의 벽 넘어야 할 행정수도 이전
청주와 반포 사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6월의 뱃노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여행
비처럼 와인처럼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윤복의 ‘저잣길’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