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 자녀가 있는 직장인은 비상이 걸렸다. 유치원·초등학교와 학원까지 개학을 늦추거나 휴업하면서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직장인이 아니라도 문제다. 온종일 유치원도 못 보내고 집에만 갇혀 하는 돌봄 노동은 하루만 해보면 차라리 직장에 출근하는 게 낫다고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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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출근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어떤 회사는 아예 강제로 휴업을 지시하거나 개인 연차 휴가 사용을 강요하며 임금을 주지 않는다. ‘무노동 무임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 문제가 아니던가. 근로자에게 월급은 곧바로 가족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근로자만 월급을 못 받는게 타당할까. 당연히 아니다.
우리 민법은 계약 상대방(채권자)의 잘못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잘못한 상대방에게는 계약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민법 제538조 제1항). 쉽게 말해 근로계약에서 사장의 부당한 요구나 잘못으로 근로자가 일을 못 하게 되었다면, 근로자는 일을 못 했어도 사장에게 근로계약상 대가인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당해고 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일을 전혀 하지 못했더라도 그 기간에 상응하는 임금 전액을 받게 되는 것도 이 법에 따른 것이다.
물론 이렇게 순순히 임금 전액을 지급할 사장은 없을 것이고, 그 경우 재판을 통해 사장의 잘못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남는다. 그럴 땐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수당이 있다. 회사 사정으로 휴업하게 될 경우 최소한 평균임금의 70%를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고, 이 수당은 노동부에 진정만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받게 된다. 결국 코로나19 때문에 부품 수급이 안 돼서, 수출이 안 돼서, 장사가 안 돼서 휴업을 지시하더라도 최소한 평균임금 70%는 지급받아야 한다.
사장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며 자체 판단으로 휴업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휴업급여는 지급돼야 한다. 이런 휴업은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에게 부여된 법적 의무(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제1항)의 이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다만 이 부분 해석은 여러 다른 의견도 있음을 일러둔다).
사업장 내에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있음에도 사업주가 격리나 휴업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만약 사업주가 이런 상황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다른 근로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면 이는 산업재해에 해당할 뿐 아니라,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보건의료시설이나 공항, 항만의 검역시설 등 감염자와의 접촉위험이 높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어, 업무수행 중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하여 발병하였다면 당연히 산업재해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치료비는 물론 휴업급여와 후유장해에 대한 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
근로자 본인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단되었거나 전파의 우려가 있어 보건당국에 의해 입원 또는 자가격리 조치된 경우에는 어떨까. 우선 사업장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급여나 수당, 휴가에 관한 각종 사규)에 유급 병가에 관한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라 유급 병가를 신청하면 된다. 이런 사규가 없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시에는 국가가 해당 사업주에게 격리된 근로자에 대한 유급휴가비(1일 13만 원 상한)를 지급하므로, 그에 따른 유급휴가를 요청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 등 유급휴가의 개념이 없는 경우에는 생활지원비(4인 가구 기준 123만 원)를 주소지 관할 시·군·구에 신청할 수 있다.
개학 연기 조치로 직장인들의 자녀 돌봄도 문제되는데, 올해 개정 시행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무급이긴 하지만 연간 최대 10일 동안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제22조의2 제2항).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이유로 임시휴교를 시행한 일본에서는 기업 상당수가 자녀 돌봄을 위한 유급휴가와 재택근무 등을 적극 허용하며 임금 보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야후재팬은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고, 미쓰비시은행은 아예 휴교기간 돌봄을 위한 자택대기를 하면 출근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파나소닉과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JXTG 홀딩스도 이와 유사한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한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