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드라이브 스루·마스크 등 지자체 선제 대응 돋보여

되레 중앙정부·정치권서 지역의 방역 노력에 찬물, 국민이 엄중 판단 내릴 것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온 나라가 멈춰 선 듯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에 하루하루가 살얼음이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언제쯤 끝날지 기약하기도 어렵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막연한 기대마저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일말의 희망을 가진다면 최근 다소 주춤거리는 확진자 증가세다. 아직 장담하긴 이르지만 중대기로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정도에서 큰 불길을 잡는다면 종식의 날도 머지않았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긴 했으나, 그나마 사투를 벌인 각 분야 관계자와 시민의 힘 덕에 희망의 불씨는 커지고 있다.

특히 자신의 안전은 뒤로 한 채 방역 전쟁을 벌이는 의료진의 헌신은 큰 감동을 자아낸다. 그러나 의료진 못지 않게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지방정부다. 때론 주민의 질타가 없지는 않지만, 최일선에서 가장 생생한 목소리를 접하고 전하며 중앙정부의 손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물론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정부 또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광역 시·도나 일선 구·군의 노력이 없었다면 코로나19 확산세는 더 컸을지도 모른다.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나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실행되는 정책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신속하게 진단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도입이 한 예다. ‘드라이브 스루’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대구·경북지역 대형병원에서 도입한 이후 지자체마다 선제적으로 설치에 나섰다. 외신에서도 앞다퉈 이를 소개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일인 만큼 창의적인 발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신속히 실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정부 또한 지자체의 도입이 잇따르자 조만간 운영지침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만약 과거와 같은 중앙집권 시절이었다면 이처럼 재빨리 현장에 ‘드라이브 스루’가 도입됐을지 의문이다.

마스크 대란 역시 마찬가지다. 몇 차례나 오락가락한 중앙정부 대책에 비난이 쏟아지는 사이, 부산 기장군 등 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으로 주민에게 무상으로 마스크를 공급했다. 비록 많지 않은 양이긴 해도, 중앙정부에 비해 발 빠르게 대처하는 지방정부의 선제적 대응에 주민이 더욱 믿음을 가졌음 직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건의 또한 방역망의 허점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1월 총리 주재 회의에서 환자 증상 정의 기준에 발열과 기침 외 인후통과 가래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해 이후 정부가 기준을 바꿨다. 이 모두가 현장에 밀접한 지자체가 앞서서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지방정부가 모든 사안에서 완벽하게 대처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방정부엔 여도 야도, 진영도 없었다. 대구의 병실 부족이 심각해지자 여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섰고, 각종 물품과 응원도 쏟아졌다. 바이러스에 경계가 없듯, 지방정부는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고통을 나눴다. 오히려 중앙정부와 정치권 일부가 지방정부의 방역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구·경북 봉쇄’라는 여당 대변인 발언이나,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일부 야당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사건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총선과 연계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복지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 해도, 한창 방역 전쟁을 수행 중인 수장을 바꾸라는 건 대안 없는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중국인을 입국 금지하지 않는 등 중국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마찬가지다. 급기야 “선거에서 1당을 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묻지마식 비판은 여도 야도 없이 최일선에서 분주히 뛰고 있는 지방정부의 힘을 빼는 한가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시장·도지사들은 효과적인 전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흐지부지 됐고 결국 이번 사태를 맞았다. 그나마 당시의 경험으로 지자체가 창의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선 덕에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있다. 언제 끝이 날지는 모르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코로나19의 소중한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 대위기에 희생양 만들기나 표심 연계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지자체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는 게 도리다. 코로나19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엄중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3. 3[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4. 4[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5. 5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6. 6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7. 7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8. 8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9. 9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10. 10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3. 3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4. 4[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5. 5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6. 6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7. 7민주 “국힘, 장병 부상 앞에서 정쟁 멈추라”
  8. 8[2026 국감 브리핑]미래기금 사업 95% 원안 그대로 수용·증액…박수영 “방만 편성” 지적
  9. 9“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10. 10[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1. 1[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2. 2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3. 3한화에어로, ‘경력직 채용 지침’ 사과…재발방지책 마련키로
  4. 4“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5. 5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6. 6"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7. 7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8. 8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9. 9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10. 10‘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4. 4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7. 7“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8. 8부산항 앞바다서 60대 여성 심정지 상태로 구조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DMZ 사고 관련 대통령·軍지휘부 대상 고발 잇따라
  1. 1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2. 2[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3. 3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4. 4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5. 5AG 펜싱 남자 에페, 일본 38-37 꺾고 단체전 결승…銀 확보
  6. 6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7. 7[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8. 8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9. 9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10. 10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