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재난의 정치경제학’이 절실한 때 /김해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2 19:40:0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재난에 빠졌다. 대규모 집회나 이벤트는 물론 소모임과 쇼핑·여행 등 우리 일상사가 거의 중지됐다. 출입국 제한부터 해외 부품 수급 차질까지 국가경제도 난국에 처했다. 친지나 직장 동료 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시절. 봄이 왔으나 봄을 느낄 수 없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침묵하는 봄’이 현실로 나타났다.

정부는 경제비상시국이라며 11조7000억 원의 긴급 추경예산안을 발표했다. 한편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더 큰 규모의 재정 투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세계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다본다.

지난 11일로 동일본대지진·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참사가 일어난 지 9년이 지났다. 사상 초유 재난으로 일본에는 아직도 5만여 명의 이재민이 고향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 2016년과 2017년 발생한 5.8~5.4 규모의 경주·포항 지진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상 초유 사건이었다. 지진, 쓰나미, 대형 폭발사고, 기후변화, 식량부족 등 우리에게 익숙하지 못한 재난이 앞으로는 ‘도둑처럼’ 들이닥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발생할 대량실업은 새로운 사회적 재난으로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19는 여느 자연재해처럼 주택이나 생산 기반시설 자체를 파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제활동의 급격한 위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이 시기가 그야말로 예전의 ‘보릿고개’ 이상이다. 재난은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화한다. GDP로는 드러나지 않는 대재난의 피해, 경제수치 이면에 있는 민중의 삶에 대해 이제 정치경제권이 답해야 할 때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국민 또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50만~10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논란은 재난시대 민중의 삶의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 시대는 재난을 대비한 ‘재난의 정치경제학’을 요구한다. 재난의 정치경제학을 기반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국가사회시스템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원칙과 방향 그리고 디테일에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첫째, ‘재난의 일상화’에 대한 대비다. 정부·국회·사법부와 기업·개인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 미래 재난에 대한 예측과 예방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미래재난대책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지금 논란이 되는 재난기본소득 또는 기본소득도 태스크포스(TF) 팀을 통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둘째,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절감하듯 국가가 어떤 상황 어떤 단계에서 어느 정도 시장에 개입해야 할 것인지, 재난 예방 및 복구 관련 법령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 집회·종교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안전), 정보공개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등에 대한 명확한 틀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4·15총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자신의 방역활동’을 SNS에 홍보할 것이 아니라 당차원에서 ‘방역입법’을 공약화해야 한다. 정부는 재난 매뉴얼을 보급하고 지금부터 가정에는 마스크나 ‘생존키트’를 소화기 비치하듯 해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불안을 막을 수 있다. 이제는 중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저성장 또는 제로 성장을 생각하고 이에 맞는 생활양식도 몸에 익혀야 한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식량위기를 대비해 농촌을 살리고 식량주권을 세우는 일이 급선무다. 경제성장률이나 GDP 같은 국가 평균 경제지표가 아니라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느끼는 개인소득의 질을 생각해야 한다. ‘기부와 나눔의 문화’ 확산과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부유세 종부세 탄소세와 같은 경제정의 실현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끝으로 언론이나 학계는 이러한 재난에 대한 사회적 기록과 분석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피해자 입장에서 다가올 재난에 대응할 집단지혜를 끌어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무비유환(無備有患). 미래 재난방지를 위한 투자와 피해 구제가 우리 살림살이, 곧 경제이다(김해창 교수의 ‘재난의 정치경제학’ 칼럼은 국제신문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경성대 건설환경도시공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4. 4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설계 어선
부캉이가 띄운 북항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법과 원칙 외면한 시유재산 관리, 책임 물어야 한다
금고 선정, 금리 경쟁 넘어 지역자금 선순환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