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코로나 사태가 드러낸 불편한 진실 /강필희

사회학적 현상된 마스크 집착, 정부 믿고 따른 국민이 무슨 죄

희생양 찾기에 편 가르기 난무, 휩쓸리지 말고 거리두기 필요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인 한 사람이 푸념했다. “실외에선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지만 산책이나 운동 때도 벗을 수가 없다. 남 눈치가 보여서다. 안 쓰면 배려 없고 무신경하다고 욕하는 것같아 뒤통수가 따갑다.” 또 다른 친구는 “보건용 마스크를 못 구해 면 마스크를 쓰면서 위축돼 있는 나 자신에 놀랐다”고 했다. 무능력하고 시류를 못 따라가는 사람처럼 여겨졌다는 것이다. 아는 70대 어르신은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된 후 약국을 전전하다 겨우 2장을 구해놓고 “행복하다”고까지 했다. 우리의 일상을 놀랍도록 조여오고 있는 마스크 현상의 단면이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유럽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감염 방지에 효과 있다는 과학적 증거도 없다. 안 써도 될 사람이 쓰고 있으니 정작 써야 할 사람이 못 쓴다. 의학과는 관계없는 사회학적 현상으로 보인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씨가 며칠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같은 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건강한 일반인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이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거의 없다’거나, 오히려 ‘쓰지 않기를 권한다’고도 돼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먼저 듣는 건 우리 정부의 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는 첫 코로나 확진환자 발생 때부터 “1회용이나 천보다 보건용이 안전하다” “최소한 KF80 정도를 써야 바이러스 차단에 효과가 있다”고 강력히, 그리고 꾸준히 권장했다. 이제 와서 면 마스크도 괜찮고 아예 벗어도 상관없다고 하는 정부를 탓할 수는 있지만, 그런 정부 말을 믿은 국민을 나무랄 수는 없다.

전국에 마스크 생산업체는 130여 곳, 하루 생산량은 1000만 장 남짓이다. 일주일 내내 공장을 돌리면 7000만 장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5200만 국민에게 고루 배분하더라도 1인당 일주일에 1, 2장밖에 안 돌아간다. 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2800만 명만 따져도 나눠줄 수 있는 수량이 일주일에 3장이 채 안 된다. 정부가 이런 마스크 수급 사정을 몰랐다고는 차마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정말 몰랐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일이면 괜찮다” “다음 주면 풀린다”고 국민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할 수 있었겠는가. 1인당 5장까지 살 수 있다고 했다가 그마저도 2장으로 줄였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처음부터 비감염자의 마스크 사용 원칙을 분명히 정해 제대로 알렸으면 지금같은 마스크 대란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정부는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이라고 자화자찬하기 에 바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신천지예수교에 미운털이 박히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천지 과천본부를 급습, 강제 역학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관련 시설을 모두 폐쇄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머무는 가평 연수원까지 직접 달려가 코로나 재검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살인죄’를 들먹이며 이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신천지의 법인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덕분에 지지자들의 박수가 쏟아지는 모양이다. 신천지의 잘못된 전도 행태와 폐쇄성을 놓고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 이미 국민적 지탄이 폭발하는 상황이다. 그렇다 해도 비등한 여론에 편승해 ‘동네북 한번 더 세게 때리는’ 광역단체장들의 행동이 방역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지만 누군가는 세월호 때 구원파의 유병언 회장을 쫓던 당시 권력을 떠올릴 것이다.

상처에 소금 뿌리는 망언들은 또 있다. 부산의 한 여권 관계자가 “신천지와 코로나 위협이 대구 경북에만 두드러진 이유는 한국당을 광신하는 지역민의 무능 탓”이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타 지역으로 감염자가 이동하지 않으면 상관 없다.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고도 했다. “대구 경북에 대해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쓰겠다”고 했다가 여당 수석대변인이 사퇴한 지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정파에 빠져, 진영 논리에 빠져 이성을 잃은 것이다. 아니 제 정신이기를 포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마스크 쓰기와 함께 강조하는 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잠시 자신을 멀리 떨어뜨리는 것, 그것이 인류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병마를 가장 슬기롭게 이기는 길이다.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우왕좌왕하는 정부 당국, 그 틈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설치는 정치인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이들에게서 한발 물러나 냉정하게 응시할 수 있는 거리두기일 것이다.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부화뇌동하지 않으면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묵묵히 불편을 감수하는 대다수 국민과 함께 말이다. 마스크 대란에서 건져올린 의외의 깨달음이다.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8. 8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9. 9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10. 10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5. 5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6. 6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7. 7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8. 8[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9. 9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10. 10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7. 7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6. 6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7. 7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8. 8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