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19에 대해 놀랄 만큼 담대(?)했다. ‘단순한 감기’라 했다가 “독감으로 사람이 죽느냐?”고 묻는가 하면 미국 내 확산에도 “며칠 안에 확진자가 0명이 될 것”이라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응 긴급예산으로 약 3조 원(25억 달러)만 요청해, 오히려 미 의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10조 원(83억 달러) 규모로 늘려주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빠른 확산세와 주가 대폭락에 꼬리를 내렸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렇게 거부하던 코로나19 검사도 결국 받았다(음성 판명).
반면 트럼프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 쥐잡듯 잡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금리 인하 압박을 해왔는데 이젠 정말 좋은 명분을 찾은 것 같다. 결국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긴급하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췄고,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00~0.25%로 낮춰 2015년 12월 이전의 제로금리로 돌아갔다.
먼저 트럼프는 왜 그렇게 코로나19를 외면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얼핏 일국의 수장으로서 담대한 모습을 보여 국민 불안을 잠재우려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트럼프는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맹비난했던 ‘오바마 케어’가 힘을 얻는 것을 두려워한다. 미국인은 맘 놓고 병원 가기가 쉽지 않다. 미국인이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받으려면 월 3000달러 이상의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코로나19 검사에도 약 400만 원을 내야 한다. 매달 이 정도 보험료를 부담할 미국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을 칭송했고, 이를 본뜬 ‘오바마 케어(전국민의료보험)’로 이어졌는데 트럼프는 당선 뒤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사이에 ‘오바마 케어’ 열망이 커지고, 이걸 붕괴시킨 트럼프에 대한 비난도 커진다. 선거는 기세다. 가령 “병원도 제대로 못 가는 게 나라냐?”는 이슈가 폭발한다면? 그래서 트럼프는 코로나19에 관해 ‘의도적으로’ 낮은 치사율을 강조하고 “따뜻해지는 4월이면 없어질 것”이라는 언급까지 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두 번째 사안은 트럼프와 연방준비제도이다. 1912년 미국 중앙은행 지위를 얻은 연준은 유대계 금융 엘리트 가문이 주축이다. 연준은 ‘달러 발행권’을 쥐면서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원할 때 달러를 찍어냈다가 원하는 타이밍에 금리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며 경제주기를 만들었고, 세계경제를 주물렀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 중 유대계 금융 엘리트의 도움 없이 당선된 드문 경우다. 국제 유대 자본이 장악한 미국 주류 언론, 할리우드, 월가, 군산업체의 태클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리고 바로 연준과 전쟁을 시작했다. 비(非)유대인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임명하고 금리 인하 압박으로 강력한 ‘약(弱)달러’ 정책을 주장한다. 이번에도 그는 연준에 당장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려 ‘제로금리’로 가라고 압박해 이를 이끌어냈다. “난 파월을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엄포도 놓았다.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도 강요한다. 트럼프는 연준이 쥔 ‘최고 권력’을 뺏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해 연준은 과거와 달리 너무나 순종적(?)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트럼프 말대로 4월에 상황이 정리된다면 제로금리에 양적완화까지 쓴 트럼프는 웃을 것이다. 경기도, 주가도 ‘V자 반등’에 성공할 테니까. 하지만 (정말 그러면 안 되겠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잡히지 않으면 ‘안티 트럼프 연합’의 공격이 거세질 테고 트럼프는 궁지에 몰린다. 여기에 도이치방크 파산이나 중국의 부실한 국영기업과 지방정부 문제,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 등이 겹치기라도 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더 쓸 경기 부양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2주간 대폭락이 멈추면서 한국 증권업계에서 다시 “미국이 양적완화를 할 테니 저가 매수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길 강력 희망하지만, 추가 악재도 염두에 둬야 한다. 코로나19를 필두로 펼쳐지는 트럼프와 반(反)트럼프의 ‘거대한 승부’를 생각해본다면 더 그렇다. 좀 더 기다릴 필요도 있다. ‘세계의 큰손들’도 숨죽여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경제 칼럼니스트·진 투자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