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대통령 주재로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대출 원금의 만기를 연장하고 대출 이자 납부를 유예하는가 하면 영세 상공인을 위해서는 전액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포함해 동원되는 자금은 50조 원 규모다. 국가 경제의 취약층이 코로나19 등으로 고사 직전에 몰리자 정부가 긴급 수혈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은 380만 곳, 종사자는 900만 명 가깝다. 부산만 해도 업체는 27만 곳, 종사자는 62만 명이나 된다. 사업장 수로는 전체의 90% 이상이고, 근로자 수로는 절반 가까이가 이런 형태의 업종에서 일한다. 코로나가 터진 지난 두 달간 이곳 매출은 70~80%나 줄었다. 특히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제조업 등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들 업체가 문을 닫으면 종사자와 식솔까지 많은 사람의 생계가 끊어지게 된다. 경제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이다.
정부의 1차 비상대책이 모든 걸 망라할 순 없다. 그러나 중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대출 분야에 편중되어서는 곤란하다. 대출은 결국 빚이다. 비용을 줄이고 소득은 늘리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부가세나 4대 보험료의 인하 또는 감면을 통해 고정비용은 낮추고, 몇 달만이라도 긴급생계비를 지급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해야 한다. 대출 역시 한도를 반드시 정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일부 악덕 업주의 도덕적 해이는 경계해야겠지만, 최소한 임금 지급용 대출은 무제한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고용이 유지돼야 가계가 존속하고 선순환 경제의 단초를 잡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소상공인 긴급경영지원 안정자금을 편성했다. 그러나 기존 대출이 있다고 추가 대출을 허용하지 않고 대출 심사에도 시간을 끄는 등 답답한 행정으로 욕을 먹었다. 문제는 속도다. 타이밍을 놓치면 그나마 있던 회생 가능성마저 사라진다. 이번만큼은 현장까지 온기가 신속히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 서면 2차 대책에도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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