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비례대표 의석을 두고 벌이는 여야의 비례정당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노려 명분도 버리고 비난도 불사하며 비례정당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손잡은 ‘시민을 위하여’에 지난해 ‘조국 수호 집회’를 이끌었던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가 포함된 것을 두고 ‘이전투구’라는 말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고 제2 비례정당 창당론까지 제기하니 난장판이 따로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 더 꼴불견이다.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 분명히 지적한 문제다. 비례정당 자체가 꼼수고, 의원 꿔주기는 편법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를 답습하고 있다. 민주당은 ‘시민을 위하여’에 바탕한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면서 당내외 비판을 자초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비례연합’ ‘표를 도둑질 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예다.
사정이 이러니 지난해 말 마련된 개정 선거법 취지는 사실상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도와 다양한 국민 의견을 반영하자고 했으나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의석 쟁탈전에 보기 좋게 떠내려간 모양새다. 오직 총선 승리에 초점을 맞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선거법을 손질해 비례대표 제도의 본뜻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어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해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를 보이면서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됐다”고 한 건 비례정당이 자충수임을 자인한 셈이다.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자당의 비례연합정당 추진 과정을 두고 “현재 전개가 몹시 민망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런 거대 양당이 국민의 표를 요구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정곡을 찔렀다. “거대 양당의 참담한 대결 양상은 주권자인 국민 모독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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