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비례정당 팬데믹, 선관위가 차단 나서라! /차재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22 19:43:4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19 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와중에 우리 정당도 일종의 정치적 팬데믹(유행병) 수렁을 헤매고 있다. ‘비례정당’ 후폭풍이 바로 그것. 비례대표 선출용 위성정당 카드를 가장 먼저 빼든 미래통합당은 지난주 이른바 ‘한선교의 난’을 진압하느라 아주 혼이 났다. 비례정당으로 만든 미래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제맘대로’ 비례후보 명단을 확정해버린 것. 발끈한 모당(母黨), 통합당은 한국당 지도부를 하루아침에 갈아치웠다. 당연히 공관위도 전원 물갈이됐다.

더불어민주당도 시끄럽긴 마찬가지. 애초 ‘꼼수’로 매도하던 비례정당에 돌연 입장을 바꿔 참여한 것도 문제이지만, 정치적 이득만 앞세워 군소 진보 정당 뒤통수를 쳤다는 욕까지 먹는다. 지역구 투표에서 거대 정당 과다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앞장섰던 정의당은 말 그대로 망연자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확보할수록 비례대표 몫이 줄어드는 연동형 제도의 특성을 이용해 꿈꿨던 원내 교섭단체는커녕 현재 의석(6석) 지키기도 버거울 처지로 내몰렸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연합 파트너로 거론됐던 민중당 미래당 녹색당 등 다른 군소정당도 또 다른 희생양이다. 통합당의 비례정당 ‘꼼수’에 맞서는 데 힘을 보탠다는 명분으로 정치적 자존심을 굽혀가며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당에 참여하려 했지만, 민주당의 거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모든 정당이 ‘비례정당 팬데믹’에 감염된 1차적 원인은 그들 자신의 탐욕에 있다. ‘의석수 우위’를 최고 가치로 두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속물근성 말이다. 그렇지만 정당의 욕심이 마치 ‘역병’처럼 만연하면서 너도나도 비례정당 ‘꼼수’에 매달리게 된 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빼놓을 수 없다. 개정 공직선거법은 비례후보 선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항을 도입했다. 제47조1항의 “정당은 (비례후보 선출 시)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대목.

당내 공정한 경쟁 없이 지도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전략공천의 길을 사실상 불허한 셈이다. 애초 비례정당을 만들어 마음대로 후보를 내리꽂으려 했던 통합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래서였을까. 중앙선관위가 결정적 미스를 범한다. 비례정당인 한국당 공관위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를 뽑고, 순번까지 부여한 다음 선거인단에서 찬반 투표만 거쳐도 ‘민주적 절차’로 인정하는, 이른바 ‘선 추천, 후 추인’ 방식을 용인한 것. 연동형 비례제의 독일과 뉴질랜드 정당들이 당원총회 또는 특별대의원대회에서 후보 순번까지 결정하는 것에 비하면, ‘깜깜이 공천’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렇게 만들어져 선거인단 인준까지 받았던 명단마저 모당인 통합당 지도부의 한마디에 재투표 끝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점령군처럼 통합당에서 낙하산 타고 내려온 새 지도부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공천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번엔 통합당 의중을 철저히 반영할 것이다.

민주당이 참여하는 더불어시민당 공천행태 역시 오십보백보다. 시민당도 공관위가 비례후보를 선발해 추천하면, 선거인단 투표로 추인하는 방식이다. 여기다 민주당에서 내려보낸 비례후보들은 ‘언터처블’. 이미 민주당 내부 절차를 통해 순번이 정해진 만큼 시민당은 이를 건드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상 완전 별개 정당이지만 모당의 정치적 입김이 작동되는 구조는 통합당과 꼭 닮은꼴이다. 중앙선관위는 두 거대 정당의 비례정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민주적 절차’로 보는 것일까. 아직 가타부타 말이 없다.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중앙선관위로서는 정당 내부의 후보 추천 활동에 개입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보수야당으로부터 정치적 편파성 지적받고 있다면 더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은 절대 녹록하지 않다. 비례정당이 표심을 왜곡하고, 거대 양당 간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연히 유권자의 실망은 커지고 그만큼 투표율은 반비례, 곤두박질친다. 와중에 한국 민주주의 골병은 깊어간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중앙선관위가 나서라. 정치 팬데믹 현상에 대한 대책도 방역만큼 과감하고 선제적이어야 한다.

부산가톨릭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2. 2[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3. 3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4. 4[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5. 5"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6. 6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7. 7"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8. 8[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9. 9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10. 10"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3. 3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4. 4"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5. 5[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6. 6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7. 7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8. 8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