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중앙동 원도심의 중심 상가지역에서 발생한 도로 침하 사고는 지자체 인허가권의 신중한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좋은 사례다. 지난달 28일 일어난 도로 침하는 22일 만인 지난 21일 보수공사가 완료돼 일시 중단됐던 도로 통행이 재개됐다. 이 도로는 물금신도시 및 중앙동 중심 상가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여서 통행이 중단된 동안 주민과 인근 상인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상인들은 도로 침하로 통행량이 급감해 매출이 더욱 줄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고가 발생한 중앙동 일대의 건축물 허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10층 이상의 건축물은 지질 조사 결과는 물론 지반보강공사 대책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건축물은 물론 주변 건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뒤 허가를 내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도로 침하가 발생한 중앙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일대 지반이 자갈과 모래로 이뤄진 하상퇴적토여서 고층 건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상 퇴적토는 투수율이 높고 지하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지하 굴착 공사 과정에서 히빙(Heaving·바깥의 흙이 안으로 들어와 굴착 바닥 면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발생해 부근 토지에 지반 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지반침하는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게 하는 등 안전을 심대하게 위협할 수 있어 더욱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양산시가 중앙동 고층 건축물 건립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지역 일반상업지의 건축물 건립 공사와 관련해 강도 높은 안전대책을 잇따라 마련하고서야 시행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처다. 이 가운데 좁은 도로에서는 고층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한 가로구역(도로로 둘러싸인 지역)별 건축물 높이제한이 돋보인다.
이번 도로 침하를 유발한 지하 4층, 지상 44층 건물은 애초에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적인 없었던 데다 토지 소유자가 이 정도 규모로 건축허가를 신청해왔을 때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이 있었을 것이다. 건축 허가는 특성상 법적 하자가 없는 한 행정관청의 재량권을 허용하지 않는 기속행위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질 상태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앞으로도 건축 인허가 부서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중앙동 일대 연약지반의 고층 건축 허가는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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