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코비를 추억하며 좋은 어른을 생각한다 /김성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24 19:48:1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 시간으로 올해 설 연휴의 마지막 날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는데, 그중에는 NBA(미국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인 지아나가 있었다.

코비의 팬이었던 나를 포함해 농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었다.

지난달 17일, 미국 시카고에서 NBA 올스타전이 열렸다. NBA 사무국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뜻으로 여느 때 올스타전과는 여러 가지를 달리하였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던 번호를 단 유니폼을 입지 않고, 한 팀은 지아나가 유소년 농구팀에서 달았던 2번, 다른 한 팀은 코비를 상징하는 24번을 단 유니폼을 입었다. 모든 유니폼에는 헬기사고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자 9개의 별이 그려진 패치를 착용했다. 이런 점 때문인지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던 이전의 올스타전과는 달리 장엄함마저 느껴졌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경기 직후, 한 시즌 우승팀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 같았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분명 단순 이벤트 경기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부상 위험을 안고서라도 치열한 경기를 치른 것은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존중이자 그를 떠나보내는 그들만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혹자는 코비를 마케팅적인 측면으로 강조한 사무국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감동했던 건 코비를 향해 품었던 마음이 비슷해서였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좋은 어른’이란 표현을 사용하곤한다.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어른이라면, 이러한 행동이 타인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칠 만큼 모범이 되는 사람이 좋은 어른일 것이다. 각자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수록 좋은 어른을 찾는다.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손을 잡고 더 나은 길로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러한 점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는 많은 사람이 좋은 어른으로 여겼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많은 선수가 그를 동경하며 프로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또한, 그의 플레이에 감명받은 사람들은 농구 자체를 좋아하는 팬이 됐다.

좋은 어른과 비교되어 사용하는 말 중에 꼰대가 있다. 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Comte에서 유래한 단어로, 현대사회에서는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말로 통용된다. 이전에는 일부 학생의 언어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가정, 직장을 가리지 않고 사회 어디서든 쓰는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다.

일부는 꼰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힙합을 듣고, BTS 멤버 이름을 외우는 등 생애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노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좋은 어른과 꼰대의 경계선은 정말 애매하다. 상대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무런 악의 없이 건넨 말이라고 해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희석되기도 한다. 즉, 커피를 건네는 능동자의 입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따뜻하고 달콤한 ‘라떼’가 되느냐, 차갑고 날카로운 꼰대가 되느냐는 결국 받아들이는 수동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스스로 부정의 늪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온전히 걸어간다면 누군가는 꼰대라 부를지라도 많은 사람이 좋은 어른으로 여길 것이다. 그렇다고 좋은 어른이 되려는 강박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박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건강을 해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좋은 어른으로 불리고자 노력하는 데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올해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가지 악재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맞고 있다. 경기가 회복 추세에 접어들더라도, 사람들 마음이 회복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은 매우 복잡하면서도 중요하다. 각 당과 후보는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겠지만, 그 전에 ‘과연 나는 꼰대가 아닌 좋은 어른인가?’를 스스로 생각해봤으면 한다. 우리는 표를 위해 선동하는 꼰대가 아닌 더 나은 길로 이끌어줄 좋은 어른을 기다린다.

작가·‘답은 나였다’ 저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동래구에 붙은 선거벽보
  2. 2‘진격의 개미’ 주식계좌 한 달새 86만 개 늘었다
  3. 3[서상균 그림창] 바쁘고…기쁘고…나쁜
  4. 4민주당 ‘수영강 벨트’ 집안싸움에 원팀 흔들
  5. 5미국 확진자 20만명 넘어서…13일 만에 20배 급증
  6. 6화상통화로 면접시험 치뤄요
  7. 7김해갑 TV토론…후보별 ‘신공항’ 찬반 난타전
  8. 8144년 전통 윔블던 대회도 취소
  9. 9[도청도설] 슬기로운 ‘집콕’ 생활
  10. 10낙동강 하구를 국가도시공원으로 <8> 앞으로의 20년
  1. 14·13 총선 D-13, 여·야 공식 선거운동 시작
  2. 2코로나19 우려에도 한 표 행사하는 재외국민들…"무섭지만 투표는 꼭 해야"
  3. 3네이버, 오늘(2일)부터 급상승 검색어 중단…댓글 작성 시 실명 인증
  4. 4부산·경남 국회의원인데 … 40%가 강남에 아파트 보유
  5. 5부산 선거 벽보 3639곳 부착 시작…훼손하면 처벌
  6. 6코로나19 사태로 울산 기업경기전망지수(BIS) 세계금융위기 수준 하락
  7. 7재외투표 첫날 …해외 유권자들 소중한 ‘한 표’ 행사
  8. 8선관위, 전국 8만 6000여 곳에 후보자 선거벽보 게시
  9. 9 ‘결혼정보 무료제공, 2천만 원 결혼장려금 지원 등 공약에 대해 물었습니다
  10. 10문 대통령 "후반기 국가균형발전 정책 등 더 열심히 해달라"
  1. 1‘진격의 개미’ 주식계좌 한 달새 86만 개 늘었다
  2. 2한국은행, 양적완화 돌입…RP 5조2500억 첫 매입
  3. 3삼성전자 해외공장 25% ‘셧다운’…항공사 대량실직 현실화
  4. 4종부세 납부 대상자 긴급재난지원금 못 받을 듯
  5. 55대 은행 원화 대출 지난달 20조 원 증가
  6. 6주가지수- 2020년 4월 2일
  7. 7석 달간 물가 1%대 상승…코로나19로 식재료 가격↑
  8. 8금융·증시 동향
  9. 9부산항 입항 요청 크루즈 2척 중 1척 조건부 허용
  10. 10
  1. 1부산시, 인도네시아서 온 119번째 확진자 동선 공개
  2. 2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향후 방향,주말 이전 밝힐것” (종합)
  3. 3경남 김해, 영국서 귀국한 20대 코로나19 신규 확진
  4. 4마스크 공급량 안정권 들어서나…사라져가는 '마스크 줄'
  5. 5창원시, 코로나19 실직 청년 희망지원금 신청 접수
  6. 6이탈리아 신규 확진자 4000명대 유지…전문가 "확산세 정점 도달"
  7. 7부산경찰, 아동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 텔레그램 판매자 검거
  8. 8부산 지역사회 감염 10일째 '0'…자가격리자는 1247명
  9. 9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9976명…89명 늘어
  10. 10거제시, 정부 지원 제외된 소득상위 30% 에 최고 50만 원 지원
  1. 1코로나19 여파로 윔블던 취소…2차대전 이후 처음
  2. 2방구석 1열서, 함성 대신 댓글…랜선 스포츠 시대
  3. 3추신수, 마이너리거에 1000불씩 ‘특급 선행’
  4. 4144년 전통 윔블던 대회도 취소
  5. 5‘병역 특례’ 손흥민 해병대서 기초군사훈련
  6. 6
  7. 7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더 힘들고 연약한 우리 아이를 위하여 /여승수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찾기 위해 /손현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내의 시간, 염치를 갖자 /송진영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슬기로운 ‘집콕’ 생활
재외국민 투표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도다리쑥국
아시정구지의 추억
사설 [전체보기]
코로나 쇼크 골목상권 신속 지원으로 고사 막아야
느슨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긴장 끈 놓기엔 이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