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당신의 특명 취재반’ /이동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24 19:43:4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The History Boys)’는 영국 공연계 거장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영국 쉐필드의 가난한 지역에 사는 우수한 학생들이 옥스브리지(옥스퍼드 + 케임브리지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다룬다. 무대는 1980년대 영국 한 공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8명과 선생님들의 관계를 그린다. 2004년 런던에서 연극으로 상연됐고, 토니상에서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품에는 인상적인 대목이 등장한다. 역사를 정의해 보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역사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릿지 군이 “역사는 빌어먹을 일 하나 일어난 다음, 또 빌어먹을 일이 이어지는 그런 빌어먹을 일의 연속이지요”라고 답한다. 발칙한 대답이긴 하나 생각해 보면 일리 있다. 릿지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지만, 빌어먹을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류를 곤경에 빠뜨린 일은 수없이 많았다. 전쟁 질병 재앙의 연속이다. 앞으로 또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 위기 상황일수록 언론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역사적인 역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 발신이 필요하다. 특히 가짜 뉴스가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지금 정통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언론 자체도 위기상황에 직면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얼마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9 신문산업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신문 산업은 전년도 대비 종사자 규모가 감소했다. 신문산업 전체 종사자는 4만1162명으로 2017년 대비 2.8% 줄었다. 그중 기자직 종사자는 2만6213명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 현재는 더 줄었을 것이다.

기자직 종사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신문 본연의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는 방증이다. 전체 종사자 대비 기자직 비율은 종이신문(62.4%)보다 인터넷신문(65.4%)이 높게 나타났다. 지역신문은 더욱 힘든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전체 기자직 55.9%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지역신문이 꾸준히 독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신문을 비롯한 지역 미디어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전국 신문 발행 부수가 1200만 부 이상 줄었고, 발행 부수와 광고 수입이 감소해 전국적으로 폐간·휴간되는 신문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일본의 지역신문은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보도 형태를 도입해 신문 독자를 되찾아 오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후쿠오카지역 ‘니시니혼신문(西日本新聞)’은 독자와 시민을 먼저 찾아가 의문이나 고민을 취재하는 독자 시점 보도방식, 즉 ‘당신의 특명 취재반’을 꾸려 새 활로를 모색한다. 일반적 취재방식은 기자가 문제의식을 갖고 행정당국이나 담당부서를 찾아가 취재·보도하는 형태다. 그러나 ‘당신의 특명 취재반’은 기자가 먼저 독자·시민에게 찾아가 일상에서 불편한 점이나 궁금한 점을 묻고, 그 사안을 갖고 관계 당국에 가서 취재·보도하는 형태다. 친독자적 보도방식이라 할 수 있다. 독자와 함께 지역 과제를 해결해 가는 ‘과제 해결형 저널리즘’이다.

기자는 독자를 직접 찾아가기 전, SNS 같은 온라인을 통해 독자 의견을 모으고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독자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해 성과를 높인다. ‘서일본신문’은 온라인에서 1만2000명 정도의 독자가 참여해 의견을 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돼 ‘도쿄신문’을 비롯한 지역신문이 ‘당신의 특명 취재반’을 도입하고 연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하고 있다.

국가도 신문도 어려운 시기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서일본신문’ 사례는 예시일 뿐이다. ‘국제신문’만의 혁신적인 방식을 찾아보자. 끊임없는 독자의 관심과 사랑을 얻기 위해 우선 독자의 아이디어를 널리 구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8. 8[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9. 9“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10. 10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5. 5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4. 4[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6. 6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9. 9정부, 2023년 중단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재추진 본격화
  10. 10[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6. 6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노사 마찰에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이틀째 중단
  9. 9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5. 5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6. 6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7. 7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부산과기대, 제107회 전국체전 야구 우승…‘3년 연속 메달’ 쾌거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호감과 비호감 사이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내년 확장예산, 지방 성장동력 확보 마중물 돼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