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진자는 30만 명, 국내 확진자 수는 9000명을 넘어섰다. 그 어느 전염성 질환보다도 강력한 이 바이러스는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버렸다. 직장에서는 재택근무가 권장되고, 학생들 역시 교실이 아닌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모든 사회적 친목 활동이 정지되었다.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 위축은 어김없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스포츠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참여 스포츠와 관람 스포츠는 거의 모두 중단됐다.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는 물론 해외 각종 프로리그가 중단됐고, 프랑스오픈(테니스), 포뮬러1 그랑프리(레이싱), 유로2020(축구) 등 세계적 스포츠대회가 취소거나 연기되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마저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가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국민의 야외 스포츠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코로나 사태 속 스포츠 산업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었던 이슈 중 하나는 무관중 스포츠 경기이다. 스포츠 관계자들은 관중이 만들어내는 티켓 수익을 넘어 경기에 불어넣는 에너지와 흥을 이유로 관중 없는 스포츠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기화할 코로나 사태 속에서 중계권료라도 건지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강행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관람 스포츠 산업에 몇 가지 교훈과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우선 관중과 팬의 소중함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팬서비스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국내 팬은 소위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보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시간을 들여 경기장을 방문했지만, 그들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를 일이다. 코로나로 인한 무관중 경기 이슈는 부실한 팬서비스를 심각하게 논의해 볼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프로스포츠는 그들의 수익구조와 서비스 패러다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팀과 리그의 수익 구조는 티켓 판매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직접 관람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인 수익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사실 이번 사태로 가시화됐지만, 여러 이유로 직접 관람의 소비 형태가 감소해왔다. 주된 이유 중 하나로는 소비 방식 변화이다. 오늘날 팬들의 스포츠 관람은 경기장을 벗어나 TV, 인터넷, 모바일, 심지어 가상현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진다. 팬과의 소통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교류가 급증한다. 경기장 출입 금지가 스포츠산업 전반의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위한 고민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 스포츠 산업은 당장의 침체를 피하기 힘들겠지만 빠른 회복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떠오른 키워드 중 하나는 ‘확찐자’이다. 오랜 ‘감금 생활’에 따른 신체활동 부족이 급속한 체중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더욱이 신체활동 부족에 따른 욕구불만이 임계치를 넘어 스트레스와 불행지수를 증폭시킨다.
흔한 일상이 박탈되면 소중함을 느끼듯 신체활동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 피트니스 산업을 포함한 참여 스포츠 산업은 신체활동의 잠재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코로나 사태로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진 곳도 있다.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수요가 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실내 엔터테인먼트를 찾는 신규 유입자와 기존 이용자의 활동이 수요 증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경영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 유치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보다 힘든 만큼 장기화할 수 있는 코로나 사태가 e스포츠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웃픈’ 현실이다.
필자는 오랜 실내생활에 지친 아내, 딸과 마스크와 손 소독제로 무장하고 집 근처 산책을 나섰다. 오랜 감금 생활의 스트레스가 없던 병도 만들 것만 같았다. 코로나 공포를 잊은 듯 봄은 찾아왔고 꽃은 무심히 피고 있었다. 늘 그렇듯 우리는 위기 속에서 교훈을 찾고 길을 찾을 것이다.
부경대학교 해양스포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