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빚어진 전례 없는 경기 침체를 극복하자며 시작된 재난기본소득 논란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지 보름이 지났다. 지난 10일 김경수 경남지사의 제안으로 불붙은 재난기본소득 논란은 이후 지자체마다 모두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그야말로 혼돈으로 접어들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 지사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재난기본소득 논란에 가세하더니, 전북 전주는 곧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 5만여 명에게 현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와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했다. 이후 강원, 충남에다가 서울까지 현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들 지자체가 공통으로 특정 대상에게 일시금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자 과연 이 같은 현금 지불이 ‘조건없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현금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까지 덧붙었다. 그 사이 이재명 지사는 또 한 번 정부가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줄 것을 촉구했고, 경남은 우선 특정층에 선별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이 모든 것이 불과 열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 사이 부산시는 무얼 했을까. 재난기본소득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던 그때 시는 사실 침묵 중이었다. ‘부산시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지금 다른 지자체가 내놓는 현금 지원은 사전적 의미의 기본소득이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부산시가 ‘중앙정부는 보편적 지원을, 지방정부는 맞춤형 지원을’이라는, 두루뭉술한 입장이라도 처음 내놓은 것은 이미 수많은 지자체가 선별 지원 방안을 내놓은 이후인 지난 20일이 되어서였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1인당 100만 원 현금 지급’이라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금액을 확정해 발표한 것은 그 뒤로 4일이 더 지난 24일이 되어서다.
부산시가 선별 지원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선 맞다 그르다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재난 상황에서 지자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시민 불안감 해소’다. 그런 측면에서 시의 코로나 대책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시·도가 방향성이라도 밝힐 때 침묵했으니까. 그 사이 부산시민은 ‘우린 어떻게 되는거냐’며 우왕좌왕했다. 부산이 분위기에 휩쓸려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시민은 바라지 않는다. 시가 향후 이 같은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지 시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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