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여야의 비례정당 공천이 차마 눈 뜨고 보기 괴로울 지경이다. 그야말로 꼼수 정치의 끝판이다. 여야 모두 똑같다. 오십보백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여야는 낫고 못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그래서 유권자에게는 고문이다.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인 27일을 앞두고 현역 의원 꿔주기가 벌어졌다. 여야는 부끄러움 없이 밀어붙였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먼저 시도를 했다. 그때 ‘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따라 했다. 오히려 더 노골적이다. 일부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까지 했다. 스스로 주도한 개정 선거법 취지를 망가뜨려 가면서 이런 일을 했다. 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순번을 정당투표 용지의 앞에 배치하기 위해서다. 통합당 역시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순번의 득실을 계산하며 의원 꿔주기 규모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석수 경쟁의 또 다른 이유는 선거보조금 때문이라고 하니, 참담하다.
후보 선정 과정도 가관이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뒤집었다. 심사 절차가 무시되면서 황교안 대표의 사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의 2중대 비례정당으로 불리는 열린민주당은 물의를 빚은 인사를 공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가짜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의혹으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은 2번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4번에 배치됐다. 당선권 순위다. 유권자가 이들을 걸러낼 기회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비례대표 제도는 당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직능대표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번 총선에서는 본래 취지가 사라졌다. 비난은 잠시이고 의석수는 4년 간다며 의석수 확보에만 목을 맨다. 그래도 유권자는 심판을 해야 한다. 방법은 투표뿐이다. 다음 달 15일은 민심의 엄중함을 보여주는 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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