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보도가 적었다. 총선미디어감시연대를 꾸리고, 부산에서도 3월 첫째 주부터 총선과 관련한 보도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는데 초반 모니터링의 어려움은 보도량 자체가 적다는 거였다. 방송은 3월 중순까지도 선거 리포트가 지역 3사를 합쳐 일주일에 8, 9건에 불과했다. 지역신문도 3월 셋째 주까지 전체 보도량 중 선거 보도가 10~15%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될까 우려한 후보들이 유권자 대면 선거운동을 줄이면서 이번 선거는 미디어 선거가 될 거라고 했지만, 사실은 미디어가 선거에 제대로 주목 못 한 셈이다.
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출범하면서 ‘후보자 중심’ 선거 보도를 ‘유권자 중심’으로 돌려놓자고 했다. 언론시민단체뿐 아니라 기자협회를 비롯한 현업인 단체가 함께 정한 약속이었다. 그러나 정당과 후보자가 활동을 줄이자 선거 보도량 자체가 감소했다는 게 여전히 정당과 후보자가 중심인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닌가 한다.
방송에 비하면야 신문이 선거 소식을 많이 전해주고 있지만, 대부분 공천 소식에 집중됐다. 경선과 공천이 시끄러운 지역이 기사에 많이 나왔다. 짚어야 할 지역구는 많은데 말썽 있는 곳만 자꾸 나오니 정작 별로 문제가 없는 곳은 조명해보지도 못하고, 선거보도에서 ‘사건’만 남는 건 아닌가 싶다. 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취소되고 뒤집어지는 결과가 쏟아진 만큼 공천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는지 짚는 건 필요했다.
그렇다면 언론사가 종합해 평가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공천 잡음 기사는 언론사 주장은 드러내지 않되 오히려 취재원과 심리적 거리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익명 취재원에게 의존하고 취재원의 말을 따옴표로 직접 인용한 구절이 많아 그렇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 ‘당 안팎에서’ ‘한 통합당 사하갑 인사’의 말을 근거로 “지역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모양새다” “지역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고 썼다. 대체로 주요 당의 부산시당 입장을 대변한다고 읽혔다. 유권자 중심이 아니라 지역정치권 중심 보도에 그치는 경향을 보였다.
공천 결과 중계를 마치자마자 여론조사 발표가 이어졌다. 후보를 정했으니 이제 누가 이길까. 정책은 실종되고 경기만 남았다. 흥미를 돋우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 미래통합당’ 대결 구도로 사진을 배치하고 제목을 짜다 보니 소수 정당은 더욱 주목도가 떨어진다. 특히 모니터 기간 국제신문은 양대 정당 중심보도와 ‘전투·경기 표현’을 사용한 보도가 많았다.
코로나19가 모든 의제를 삼켰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속에 눈 돌릴 수 없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 우리는 이번에 재난 상황을 겪으면서 공공의료 서비스 체계 마련이 중요하고,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가 주변에 많으며,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돌봄 노동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거듭 확인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기본소득 논의에도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게 됐다. 총선에 나선 후보에게 코로나 이후 사회를 어떻게 재건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언론이 먼저 질문을 던질 수는 없을까.
며칠 전 중앙선관위가 그동안 언론이 다룬 키워드를 분석해 ‘공약이슈지도’를 내놨는데 지역언론은 이 내용을 인용해 이번 총선 최대 이슈는 ‘아파트와 교육과 교통’이라고 썼다. 그런데 지역신문은 이미 그동안 취재하면서 더 세심하게 파악한 구별 이슈를 이미 가지고 있지 않나. 쌓아둔 이슈를 정리하고 유권자의 말을 더해 먼저 기획보도를 낼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국제신문은 홈페이지에 ‘4·15총선 원클릭’ 특별 페이지를 만들었다. 지역구별 후보가 누구인지, 현역 의원은 국회 출석률과 대표법안 발의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리했다. 하지만 양적 평가에 그쳤다. 그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과 임기 내 활동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지 알 수 없다. 후보 소개는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내용을 옮겼다. 특집기획 시도가 지면으로 연결되지 않고 온라인에만 그친 점도 아쉽다. 선거가 불과 2주 정도 남았다. 언론은 ‘역대급 깜깜이 선거’를 걱정하기에 앞서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 유권자의 갑갑함을 해소해주길 바란다.
부산민언련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