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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기후위기와 ‘깨어나는’ 바이러스 /오기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31 18:59:0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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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구촌 전체는 지금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것은 단지 바이러스 때문일까? 나는 기후위기와 바이러스 문제는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엔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기후보고서에서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1도 올랐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로 우리나라의 1.2배에 달하는 12만 ㎢ 면적이 해마다 사막화된다. 유엔은 160개 나라 21억 명이 사막화로 위험하다고 한다. 2025년에는 더욱 악화되어 56억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 한다. 확산 속도와 피해 규모를 볼 때 기후위기와 사막화는 지구생명을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그런데 이 기후위기가 고대 바이러스와 천연두를 불러온다고 하니 두렵다.

2015년 9월, 미국국립과학원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3만 년 전의 고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런데 그 경고는 1년 뒤 현실로 나타났다.

2016년 8월 시베리아 야말반도에서 12살 소년이 탄저균 감염으로 죽고, 주민들이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 BBC 뉴스는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했다. 2016년 여름 폭염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75년 전 탄저균에 감염된 순록이 땅 위로 드러났다. 그러자 주변의 물 흙 풀이 탄저균에 오염되고, 인근에 서식하던 2000마리의 야생 순록과 마을 사람이 감염되었다.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백만 마리 순록이 시베리아에 묻혀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2011년 러시아 과학자 보리스 레비치와 마리나 포돌라야는 과거 천연두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이 시베리아 여러 지역에 묻혀 있다고 보고했다. 이 과학자들은 영구동토층이 지구온난화로 녹으면, 과거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빙하에 갇힌 바이러스를 밖으로 소환하고 있고, 어떤 계기로 우리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감염이 비행기 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19에서 경제와 사회, 공동체를 복구하는 시나리오에 기후위기 해법이 들어가야 비로소 안전해진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산업 일부분이 중단되면서 생긴 일들이 있다. 기후변화 매체인 ‘카본브리프’는 지난 2월 중국 석탄소비량이 1년 전보다 36% 줄었고, 이산화탄소도 25% 줄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최근 우리는 10여 년 만에 예전의 공기와 푸른 하늘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오슬로 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는 중국의 대기질 개선으로 조기 사망자 수가 올해 최대 10만 명이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3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은 무척 좋은 신호다.

문제는 코로나 이후 경제적인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다시 석탄시대로 돌아가는 경우다. 특히 석탄에 의존해온 우리나라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전환의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 지금 지구촌 대세를 잘 보아야 한다. 지구촌의 대세는 석탄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 있다.

지난 1월, 7조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금융회사 ‘블랙록’은 석탄에 대한 투자회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금융기관들도 일제히 석탄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고 있다. 더는 석탄이 돈이 안 된다는 선언이다. 미국 석탄과 석유의 중심인 미 광산협회는 지난 20일 백악관과 미 의회에 구제자금을 요청하면서 스스로 사양 산업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것이 대세다. 이러한 때 우리 정부와 금융은 무엇을 해야 할까? 석탄과 석유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고, 유럽이나 중국 미국에서 이미 진행하는 ‘그린 뉴딜(정부 주도 투자와 시민 참여를 통해 10년 안에 온실가스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 정책)’과 같은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기후위기, 바이러스, 미세먼지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기후위기에서 안전한 사회를 택할 것인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기후위기가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잘 살펴볼 일이다.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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