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그제 6대 정책 24개 과제로 이뤄진 건설분야 경기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와 민간주택 수주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일감 확보를 지원해 건설 경기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라고 한다. 민간투자 확대와 지역경제 활력 조성 등의 명분도 내세웠다. 이를 겉으로만 보면 수긍이 갈지는 모르겠으나, 속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듯하다.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항목이 들어 있어 자칫 난개발과 특혜를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서다.
시의 이번 정책이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해도, 여러 핵심적인 내용은 말썽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우선,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의 절차를 현행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이 그렇다. 사실 사전협상제 자체를 두고도 난개발 시비가 끊이지 않는데, 그 기간을 단축하면 ‘졸속 협상’으로 흐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 등을 개발할 때, 사업자 계획안의 수용 여부와 공공기여 방식 등을 사전협상으로 결정하는 이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도 있을 터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자연녹지 내 건축물 용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자연녹지가 줄어드는데, 그 빗장마저 풀리면 훼손 가속이 자명하다. 시가지 용도지역 등을 완화하는 ‘입지규제 최소구역’ 지정도 마찬가지다. 이는 도심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건물’을 양산할 수 있다. 기존 건축물 높이 제한을 탄력 적용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시가 도시경관 관리를 위해 진행 중인 건축물 높이 기준 용역이 무색할뿐 아니라, 추후 형평성 논란도 생길 게 뻔하다.
이렇다 보니 경기 활성화보다 난개발의 부작용이 더 클 거라는 지적도 무리가 아니다.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는 시가 자초한 것이다. 민감하고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시민사회 등과의 공론화가 없었으니 말이다. 이번 정책은 지난해 9월 시가 발표한 ‘부산건축선언’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선언문에는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과 난개발을 반성하고, 개발 확장에서 시민중심의 관리 도시로 나간다는 등의 의미가 담겼다. 시는 그 선언에 충실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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