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의 20%를 지자체가 분담하도록 해 논란이다. 필요 예산 9조 원 중 1조8000억 원을 지자체에 떠넘긴 것이다. 이 경우 부산시 부담액은 1450억 원 가량 된다. 시는 “여력이 없다”며 재고를 건의할 예정이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기초지자체에 손을 벌릴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경기도는 아예 분담하지 않고 정부 지원금만 받겠다고 했다. 중앙·광역·기초 정부 사이에 핑퐁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방의 재정 여건이나 코로나 자체 사업 소요 예산 등을 감안하면 지자체가 정부의 요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덴 한계가 있다. 부산시가 지역 소상공인에게 1인당 100만 원을 지급하는 데 2000억 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일부 구·군에선 마른수건 짜내듯 예산을 편성해 주민 1인당 5만~10만 원을 재난소득으로 지급하고 있다. 마스크나 손소독제 보급 예산까지 감안하면 지자체가 자체 코로나 대책에 집행했거나 집행할 예정인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광역이든 기초든 재정자립도는 10~50%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부의 재난지원금까지 떠안기엔 곳간 사정이 너무 뻔하다.
문제는 또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재난지원금 예산은 많이 든다는 점이다. 지급 대상이 전국 평균으로는 소득 하위 70%이지만 서울 등에 비해 평균 소득이 낮은 부산은 주민 78%가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은 기초지자체 단위로 내려가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형편이 나쁜 지자체가 형편 좋은 지자체보다 더 큰 부담을 져야 할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정확한 지원 기준, 지급 형평성, 재원 조달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아직 허점과 모순이 존재한다. 취약계층을 더 돕는 게 맞지만 세금은 많이 내면서 단순히 고소득자라는 이유로 모든 혜택에서 배제되는 게 옳은지도 따져볼 일이다. 그동안 코로나 대책에서 무엇보다 강조되어온 것이 속도다. 하지만 발 빠른 것과 섣부른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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