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골목상권 24개 업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개 업종의 매출과 순이익이 평균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올 2월과 3월 상황이다. 옷집 가구 금은방 등은 매출이 70~85% 감소했고 순이익은 80~95%나 줄었다. 꽃집 세탁소 대리운전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한 업종은 온라인 거래와 관련된 택배와 과일가게 정도였다.
가게 사장이 아닌 업종별 조합이나 협회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실상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종일토록 손님이 없어 매출이 0원이 되자 아예 끼니를 거르는 상인도 있다. 밥 사먹을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급격한 수입 하락이 그만큼 사람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부산에는 상시근로자 4명 이하의 이런 소상공인 업체가 23만 곳, 종사자는 42만 명이나 된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니 돈이 돌지 않고 그 부작용이 나라 경제의 실핏줄인 골목상권을 궤멸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요청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을 많이 내놓긴 했다.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무보증 혹은 저리 신규 대출, 생활비 현금 지원 등이 망라돼 있다. 정부 정책만 32조 원 규모다. 그러나 이것이 지금 당장 숨이 넘어갈 듯한 이들에게 떨어지는 한 방울 생명수가 되기까지 속도가 너무 더디다. 대출창구엔 대기자가 밀렸고 현금 지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상공인에게 1000만 원 긴급 대출을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센터는 홀짝제 시행에도 붐비는데,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상인의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고 한다. 형편 나쁜 사람이 그만큼 많고, 그럴수록 돈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기업이 코로나 피해 때문에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지원이 더 빠르고 현실화돼야 한다. 그래서 밥을 굶거나 그러다 결국엔 폐업으로 향하는 동네 미용실이나 꽃집이 더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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