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손가락 골절로 치료받은 뒤 보험회사에서 받은 진단비를 아내와 상의 끝에 코로나19로 고생하시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힘든 시기에 부산 시민을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있어 오늘도 안심하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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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여러분 곁엔 항상 응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다는 것을 위로로 삼으시고 파이팅!하세요. 고맙습니다.”
“저의 작은 정성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께,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 ○○○이에요.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죠? 항상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입니다. 작게나마 과일과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많은 분이 다 드실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군분투하시는 의료진께 별거 아니라서 망설이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나름 정성껏 만들어 보냅니다.”
지난 2월 24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는 부산의료원의 로비와 지하 1층 게시판에 최근 특별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이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 단체와 회사 심지어 최근 가장 힘든 소상공인들까지. 직접 만든 주스, 마카롱, 샌드위치, 피자 같은 음식부터 마스크 등 물품까지 많은 이의 정성과 손길에 감사하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음에 그 의지를 단단히 다지기도 한다.
본인들이 더 힘들 텐데 큰 온정을 보내주는 분들을 기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반드시 착한 소비로 이어가겠다고 다짐도 한다. 외래진료를 위해 내원하신 환자도 모두 진심으로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며 응원해주시니 울컥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근래 유행하는 ‘flex(플렉스)’라는 말이 있다. 요즘 신세대가 ‘돈을 쓰며 과시하다’‘지르다’라는 뜻으로 쓰는 단어다. 예전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했다. 하지만 선한 일일수록 ‘플렉스’해버리는 것이 선한 에너지, 긍정 에너지를 나누고 받을 수 있기에 이 지면을 빌려 이야기해 본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배려가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마스크만 해도 그렇다. 한 외신에서는 한국에서 마스크는 병에 걸린 신호가 아니라 배려로 읽힌다고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들렸던 즈음엔 우리도 모두 마스크를 썼던 것은 아니다. 필자도 환자와 눈을 맞추고 직접 이야기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것이 꺼려졌다. 더구나 환자 중에는 귀가 어두운 노인분이 많다 보니, 입 모양 보고 말을 알아듣는 이들이 힘들어하셔서 목소리가 배로 커져야 했다.
그러나 자신도 보호하고 상대방도 보호해야 하기에 마스크 사용은 일상화됐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마스크를 쓰고 노약자를 보호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일부 젊은이가 ‘난 감염되지 않을 거야’ 또는 ‘감염되더라고 괜찮을 거야’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크게 달랐다. 공적 마스크 제공 이후 마스크 양보 운동도 이어졌다. 노약자, 의료진, 방역요원, 자원봉사자에게 마스크가 우선 돌아갈 수 있게 건강한 사람이나 마스크를 어느 정도 사놓은 사람은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구입하지 말자는 캠페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힘이 됐던 배려와 양보의 ‘공동체 정신’이 발현된 것이다.
남는 마스크를 필요한 곳에 기부하거나 직접 만들어 쓰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외출 자제로 배달 물량이 늘어 고생하는 택배기사를 위해 마스크와 간식을 현관 앞에 놓아둔 사진은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자신도 힘든 장애인이 파출소 앞에 마스크를 기부하는 모습도 한 줄기 빛이 된다. 모두 하루하루 겨우 살아내고 있다. 하나 몸은 떨어져 있을지언정 마음만은 한데 모아 힘을 내본다. 여러분이 있기에 이 싸움에서 끝까지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