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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선원 고용촉진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 /한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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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4-07 19:22:1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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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이 급감하면서 해운업이 입는 타격이 매우 크다. 코로나19로 상당수 선박 운항이 중단되면서 선원들은 무급휴직을 넘어 해고의 공포에 떨고 있다.

당장 새롭게 승선해야 하는 선원과 승선계약기간이 만료된 선원이, 외국인 출입국을 금지하는 국제적 흐름 탓에 교대가 이뤄지지 않아 귀국조차 힘든 상태다. 한일, 한중 간 여객선과 크루즈선이 가장 심각하다. 국제 여객선은 대부분 운항을 중지했고,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키우려 하는 크루즈선은 입항조차 금지돼 바다를 떠돌며, 크루즈 산업 자체가 붕괴할 우려가 현실이 되는 실정이다. 부산 인천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항만에 만들어진 전용부두에 크루즈선이 입항할 날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

정부는 위기의 해운업계를 위해 긴급 일자리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과거 한진해운 파탄 때 선원 일자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을 참고해, 부족하지만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평가한다.

우리 선원은 1960년대부터 해외 취업을 통해 거친 파도와 싸우고, 입에 맞지 않은 빵을 먹으며, 파독 광부·간호사보다 훨씬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산업 역군이었다. 선원들은 해외 취업으로 익힌 신기술과 운영기법으로 세계 5위 해운과 세계 1위 조선업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파독 광부나 간호사의 외화 송금이 조국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대우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우리 선원이 국가경제 발전에 끼친 공로는 너무나 몰라주고 있어 하는 이야기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 선박에 외국인 선원 승선이 늘고, 정부가 주도하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이 외국인 선원 일자리 창출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변화 물결이 선원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운항선박이 상용화되면 선원 일자리는 근본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척당 20명 안팎이 승선하지만, 자율운항선박이 상용화되면 승선 인원은, 선박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항공기처럼 5~10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단순히 계산하면 10년 뒤에는 선원이 지금의 4분의 1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지난 2월, 필자가 위원장을 맡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해운산업위원회는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선원 일자리 창출·유지를 위한 노사정 합의를 이루어냈다. 핵심은 노사가 10년간 각각 해마다 5억 원을 출연하고, 정부가 예산을 더해 우리 선박에서 우리 선원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외국 선원과 우리 선원의 급여 차를 노사정이 함께 보조해 우리 선박에 우리 해기사가 승선하고 우리 화물을 실어 나르도록 하자는 원대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 선원을 신규 해기사를 중심으로 대체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해운 관련 산업에 필요한 승선 경험자를 공급해 해사클러스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는 뜻이다. 근본적인 변혁에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선원이 중요한가? 선원은 외화 획득과 해운 관련 산업의 주춧돌이었고 해운과 조선, 항만과 기자재산업 등 해양클러스터의 발전을 이루는 인재 집단이 되었다. 해양 관련 4차 산업혁명에서 주도적 역할도 기대된다. 그리고 변치 않는 것은 유사시에 대비한 제4군의 역할이다.

일본은 1977년 해운기업을 둘러싼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육상으로 이직할 수밖에 없는 선원의 고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했다. 일시적 해운 불황으로 어려워진 선원에게 생활안정자금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 선원직을 이을 수 있게 하고 육상으로 이직하는 선원에게 기술 습득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신규로 일본인 선원을 추가로 고용하는 회사에 금전을 지원한다.

유례없는 어려움에 처한 해운업계에 선원의 계속적 고용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말고 ‘선원고용촉진특별법’을 제정하자! 선박은 운항 중에는 365일 돌아가야 하고, 공휴일에도 출입항해야 한다.

선원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특별법인 선원법의 우선 적용을 받아 휴일도 없이 근무해야 하고 집단행동도 제약받는다. 그 결과 한진해운 파탄이나 일본 불매운동과 같은 긴급사태에 따른 운항 정지와 해고에서 적절히 구제받을 수 없었다.

이제 정치권은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선원과 한국 해양산업 미래를 위해 ‘선원고용촉진특별법’ 제정에 앞장서야 한다. 아울러 1년에 한 번이라도 대통령과 부산시장은 국민을 대표해 부산 태종대 초입의 순직선원위령탑에 헌화하고,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선원들의 노고를 기려주길 기대한다.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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