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숨쉬기가 힘든 나날들이다.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써야 해 더욱 숨쉬기가 곤란하다. 마스크 착용이 싫어 외출이 꺼려질 때도 있다. 맑은 공기를 내 몸속에 저장하기 위해 새벽에 산이나 바다로 산책을 나간다. 아주 간혹 마주 오는 사람과 스쳐 지나가야 할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안녕하세요, 올라가십시오, 가벼운 인사말도 건넸다. 이제 인사말도 마음속으로 해야 한다. 사랑하는 연인끼리도 마스크를 하고 입맞춤해야 하고, 마스크 한 애완동물, 비행기도 마스크, 모나리자도, 예수님도, 부처님도 아담과 이브도,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해 써야 한다.
화창한 봄날 나뭇가지에도 꽃 대신 마스크가 핀 듯했다. 스타벅스의 로고인 사이렌이 초록색 마스크를 쓰고, 미 프로농구 NBA 로고 속 농구선수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자 바닥에 비스듬히 누워 느긋하게 노트북을 보는 패러디 이미지가 잇달아 등장했다. 집에 오래 머물러서 그런지 독특한 스타일의 유튜버도 늘고 있다. 또 다른 문화 현상이다.
사실 나의 경우 마스크를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불가피하게 사람을 만났을 때도 마스크 한두 장씩 건네받았고, 배포된 마스크를 확보해둔 어머니에게서도 몇 장 받았다. 줄을 서서 마스크 한번 사보고 싶었다. 우리 동네에 약국이 많아서인지 줄을 서지 않고 두 장을 쉽게 구했다. 다른 지역 주민분들께는 미안했지만, 운이 좋았나 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분주하게 쏟아지는 뉴스와 시사 보도로 눈을 돌리면, 항상 운이 좋은 건 아니다. 우선, 가짜뉴스 대량생산으로 숨을 들이쉬기 어렵다. 바이러스에 관한 가짜뉴스 등이 그러하다.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가의 말하는 입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로 숨을 제대로 들이켜기 힘들기도 했다. 모두 힘을 합해 난국을 헤쳐나가기도 버거운 엄중한 시기이다. 일부 정치인은 말문만 열었다 하면 대안도 제대로 생각지 않고 일단 반대부터 하고 본다. 지난 3일 자 국제칼럼 ‘프레임 그리고 민심’은 이런 현실에 관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해당 칼럼은 현재 같은 ‘프레임 전쟁’ 상황에서 “막말, 아니면 말고 식의 사생활 비방”을 일삼으며 “사실 여부 검증은 선거 뒤의 일이고 오로지 유불리만”고 따지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선거는 전쟁이다. 자비는 없다(No Mercy!). 무조건 이기는 게 목표다. 비난은 잠시고 임기는 4년이다.” 칼럼은 대중을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당들의 전략을 우려했다. “폭로전도 프레임에 갇히면 진실처럼 여겨진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너도나도 이들 프레임에 갇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을 것이다.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가 않다.
지난 3월 국제신문에 실린 몇몇 칼럼에서 ‘인포데믹(Infodemic)’을 소개했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 확산(Epidemic)’을 합친 조어이다. 잘못된 정보, 유언비어가 미디어와 인터넷 등을 통해 아주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다. ‘정보 감염증’이다. 문제는 면역성이다. 가짜에 함몰당하지 않으려면 올바른 역사관과 정치관으로 무장한 자신만의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여러 신문사의 뉴스를 뒤지다가 ‘정부 칭찬하는 야당의 용기’란 헤드라인을 발견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었나 하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결론은 필자의 희망사항이었다. 가령 야당 대표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기를 바랐다 한다. “코로나19 위기는 국가 재난입니다. 우리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긴급재난지원금 꼭 필요합니다. 국회에서 신속히 재원 마련에 협조하겠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런 태도를 먼저 보여준다면, 국민은 얼마나 시원할까. 국제신문의 4·15총선 기획 가운데 ‘가짜뉴스 아웃, 진실탐지기’가 눈에 띄었다. 국제신문은 철저한 팩트 체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철저히 가려 깨끗한 정책 선거를 유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선 기간 동안의 활약상을 기대한다. 국민이 길게 안도의 날숨을 내쉴 수 있도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