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데다 전시 차량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볼거리가 보태져 관람객들을 설레게 한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될 자동차가 ‘콘셉트카’ 형태로 미리 공개된다.
세계 최초 모터쇼는 18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다. 그 이듬해 프랑스 파리에 이어 1899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가담했다. 1903년 미국 시카고를 비롯해 영국 버밍엄에서도 열린 뒤 전 세계 주요국은 경쟁적으로 모터쇼 개최에 열을 올렸다. 프랑크푸르트, 디트로이트, 파리, 도쿄, 제네바 모터쇼를 통틀어 ‘세계 5대 모터쇼’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서울에 이어 2001년 부산이 명함을 내밀었다. 특히 부산국제모터쇼는 부산이 마이스 산업도시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1년 5월 준공된 벡스코(BEXCO)는 그해 9월 부산국제모터쇼와 함께 개장됐다. 같은 해 12월 1일 벡스코에서 한일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진행되면서 부산의 마이스 산업은 날개를 달았던 게다.
부산국제모터쇼가 처음 선보이기 전에는 서울 쪽 모터쇼 주최 측과 이중 부담을 꺼리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심한 견제로 개최 성사가 순조롭지는 않았다. 결국 부산시 노력과 지역 주민의 열망이 바탕이 돼 성사됐다. 2001년 첫 대회 테마는 ‘자동차와 인간, 자연이 숨 쉬는 미래’. 당시 벡스코 주변 해운대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2003년 2회 대회는 ‘자동차-인간과 자연, 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등 2년마다 부산에서 열린 자동차 박람회는 100만 명을 훌쩍 넘기는 관람객을 모았다. 그리고 2006년부터 서울국제모터쇼와 보조를 이뤄 짝수해에 격년으로 개최되는 부산국제모터쇼는 부산의 대표 전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국제모터쇼는 전시장 규모나 관람객 면에서 먼저 시작한 서울국제모터쇼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업계의 신차 출시도 부산이 서울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 행사는 ‘혁신을 넘다,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6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개최 자체가 아예 취소됐다.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전 세계적으로 광풍이 몰아친 재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면, 부산 마이스 산업의 선두주자가 세계를 향해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