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위기 극복의 적은 내부에 있다 /이경식

코로나 경제 위기 가시화, 주택임대업자 등록제 등 빈부격차 증폭 뇌관 될 듯…정책 오류 점검·시정 시급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위기는 두 얼굴로 다가온다. 빈자에게 날벼락 같은 재앙이 부자에겐 축복이 될 수 있다. 잉여사회로 전락한 듯 실업자가 넘쳐나던 외환위기 시절, 빈부에 달리 반응하는 위기의 양면성은 흔한 일이었다. 알거지로 파산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하강인생과 경매에 넘겨진 그들의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치부하는 상승인생. 계층 이동 사다리는 양방향으로 바쁘게 작동했다. 위기는 빈부격차를 증폭시키는 뇌관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경제위기 역시 그런 뇌관이 될 공산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연말 전망치(1.9%)에서 4.2%포인트 하향조정한 -2.3%로 제시한 데서 그 조짐이 읽힌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 된다. 그럴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42조4000억 원 줄어들고, 실업자와 저소득층은 각각 25만4000명과 43만7000명 늘어날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8982억 원), 속출하는 예금·적금·보험 해약 등으로 그 조짐은 차츰 가시화하고 있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경제 기초체력을 약화시키는 최대 악재다.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세력인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의 붕괴를 가속화해서다. 외환위기는 중산층이 붕괴하는 시발점이었다. 1996년 68.5%였던 중산층 비중이 2006년 58.5%로 감소했다. 그러다 2015년 69.5%까지 올라갔지만, 다시 2016년부터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59.9%로 미끄러지면서 2006년 수준에 근접했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중산층 비중을 2006년 수준 아래로 추락시킬지도 모른다.

문제는 내부에 있다. 빈부격차를 키우는, 위기 극복의 적 말이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세입자의 주거불안 해소’를 제도 시행 사유로 제시했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주인에 대한 특혜나 다름없다. 주택 규모별로 50~100%의 재산세가 감면되고, 양도소득세는 최대 70%까지 공제된다.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임대주택을 수십, 수백 채 보유해도 한 푼도 부과되지 않는다.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도 각각 최대 75%, 80%까지 감면된다.

서울대 이준구 경제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10억 원을 제조업에 투자했을 때 10년간 부담해야 할 세금은 35억4595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금액으로 주택임대사업을 할 경우, 세금은 그 10분의 1 수준인 3억6242만 원에 불과하다. 이러니 너도나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현재 그 수가 47만여 명에 이른다. 그들이 149만여 채의 주택을 임대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정부가 내세운 세입자 편익은 실속이 의심된다. 임대료 인상률을 연 5%로 제한했지만, 1%대로 떨어진 금리를 훨씬 웃돌아 임대사업자에게 수지맞는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에게 꽃길을 깔아주는 제도”라는 경실련의 지적은 옳다. 임대사업 명목의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그를 통해 빈부격차를 확대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이런 양상은 부동산 문제에 관한 정부 고위 관료들의 느슨한 행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와 중앙 부처 장차관 87명 중 27명(31%)이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것으로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당 지도부도 ‘부동산 우향우’ 움직임에 가세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입안 당시 총리로 재직했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총선 후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장한 이인영 원내대표가 종합부동산세 완화론을 거론한 건 예사롭지 않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 출마한 총선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여당의 ‘부동산 우향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민주당 후보 11명이 종부세 감면, 공시지가 현실화 반대, 양도소득세 감면 등 부자 감세 공약을 내걸었다. 재건축부담금 폐지 또는 감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등 부동산 투기 조장성 공약을 발표한 민주당 후보도 15명이나 된다. 부자 감세, 투기 조장과 관련해 각각 22명, 38명의 후보가 공약을 내놓은 통합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

4·15총선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 근절 공약은 흐지부지되는 게 아닐까. 물 만난 듯 고개를 치켜들게 뻔한 부동산 투기, 빈부격차 확대 기세에 정부·여당은 결국 무너지고 마는 것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 문 대통령의 부활절 메시지가 이런 의문에 휩쓸려 공중누각처럼 부유한다.

논설위원 yisg@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8. 8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