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불안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법 /임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16 19:11:4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인간은 누구나 불안하다. 그러나 불안이 인간을 지켜줄 것이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불안이 있다. ‘좀 더 불안한 것’과 ‘덜 불안한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전자를 병적 불안이라고 하고 후자를 적응적 불안이라 부른다. 이 둘의 구분은 불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여 불안을 느끼는 정도에 달려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날의 어려움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때 가서 느껴도 늦지 않다. 좋지 않은 일이 계속 나타날 것만 같은 생각은 우리 안에 큰 걱정만 키울 뿐이다. 그러나 불안을 대하는 우리 자세가 건강하다면 미래에 닥칠 위험에 잘 대비할 수는 있다. 그런데도 신종 감염병이 몰고 올 미래의 위험을 알지 못한 우리는 두려운 마음을 떨쳐내기 어렵다.

먼 훗날 혼돈과 무지, 극도의 공포심은 신종 감염병이 인간에게 깊은 내상을 남긴 정신적 유산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이미 세계는 감염병의 역습에 허를 찔려도 단단히 찔렸다. 신종 감염병은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주마저 집어삼켰다.

혼돈의 시대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이름으로 일상의 모든 것이 멈춰 선 지 오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고 공공장소에 가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멀어진 만큼 불안은 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무지는 불안을 낳고 불안은 공포의 싹을 틔웠다.

엄밀히 따져보면, 그것은 공포 이전에 감염병에 취약한 인간 면역체계의 한계와 미지의 감염병이 가져올 치명적 결과를 예상하고 느끼는 예기불안이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마저 충분하지 않아서 우리 안에 똬리를 틀고 앉은 그 불안의 늪이 깊고도 넓어 보인다. 부족한 정보로 말미암아, 한낱 바이러스 앞에서 인류의 고귀한 문명과 높은 지적 능력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필요한 대책을 세워 하루빨리 코로나사태 이전의 평온했던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안의 믿음을 보존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감염병의 역습에 맞서기 위한 정신건강의 백신을 맞아야 한다. 불안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정확한 정보에 기대어 전시 상황과 같은 긴급재난의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자가면역체계 강화와 방역에 대한 가짜 뉴스를 멀리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온전한 정보는 우리 안의 믿음을 키우고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단지성의 회복이다. 연대의 정신으로 생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소설 ‘페스트’가 “감염병이 온 세상을 뒤덮은 혼돈의 도시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감염병이 가져온 재난을 극복해 나가는가”를 잘 묘사해 주었듯,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난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다.

좀 더 불안한 상태를 덜 불안한 상태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어렵다.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페스트’를 쓴 작가 알베르 까뮈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묵묵히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의 헌신과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 견디는 시민의 모습은 ‘모두가 절망하는 순간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일촉즉발의 감염병 확산 위기의 순간에 대구로 달려간 의료인과 ‘착한 임대료 운동’를 비롯한 시민의 공동체를 향한 헌신과 연대는 지금의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이 되어주고 있다. 고통의 짐을 함께 나누는 시민의 성실함은 감염병과 싸우는 유일한 것 이상의 방법이다. 성숙한 시민이 함께 쏘아 올린 작은 공이다. 희망은 언제 어디서든 피어나는 들꽃과 같다고 했다. 어두운 기운의 불안은 희망의 빛으로 밝게 비추고 보듬어야 치유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얼마 전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골든크로스를 지나면서 시민의 마음에도 불안과 희망의 크로스가 교차하는 좋은 날이 찾아오길 기다린다.

동서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5. 5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6. 6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7. 7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8. 8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9. 9[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10. 10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7. 7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3. 3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4. 4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5. 5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0. 10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8. 8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프랑스를 망친 결정
AI가 찾은 보안 구멍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동행명령장 발부된 지광 스님 회생에 동의하라
이주노동자 안전 사각지대, 제도 개선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