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에서 울산은 6곳 선거구 가운데 5곳을 보수 야당이, 나머지 1곳은 여당이 가져갔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평가하자면 보수 야당의 압승이고, 여당의 완패다. 하지만 울산에서 그렇게 보는 이는 드물다. 미래통합당은 당연히 완승,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으로서의 체면은 유지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정당은 어딜까. 진정한 진보를 표방해 온 정의당과 민중당 등 노동계 기반 정당이다. 두 정당에게 울산 동구와 북구는 아성이다. 동구는 현대중공업, 북구는 현대차 노동자 밀집지다. 이런 유권자 지형도는 선거 때마다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그래서 ‘노동운동의 메카’ ‘노동자 정치의 1번지’ 등의 수식어는 보편적 통용어가 된 지 오래다. 두 지역은 2018년 7대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존재감이 약했다. 두 진보정당 후보가 선거 때마다 보수 정당 후보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등 대항마 노릇을 했다. 동구는 진보정당이 20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2회와 3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5회와 6회 지방선거에선 각각 2.67%포인트와 4.50%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북구 전적은 더욱 눈부시다. 재·보선 포함해 국회의원 3회, 구청장은 6번 선거 중 3번 당선인을 냈다. 비록 떨어져도 막판까지 진땀승부를 펼쳐 항상 격전지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두 지역 모두 진보정당 후보가 패했다. 특히, 북구는 득표율이 10%에도 못 미쳤다. 지역 정치권과 노동계 일각에서는 두 진보정당의 안이하고 구태의연한 선거전략과 사고를 참패의 원인으로 꼽는다. ‘보수 대 진보’ ‘노동자 대 비노동자’ 등 이분화된 근대적 패러다임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것이 그런 일례다. 그 사이 민주당은 집권당이 됐다. 게다가 지난 재선거를 포함한 지방선거에서 북구청장과 국회의원 자리를 모두 꿰찼다. 비록 범진보라지만, 이 정도면 군소 진보정당과는 결이나 위상의 차가 크다. 이는 두 진보정당의 핵심 지지층도 꽤 흡입할 수 있는 요소다. 두 진보정당으로서는 보수보다 더 신경 쓰이는 적이 새로 생겼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두 진보정당은 향후 울산 전역은 차치하고 동·북구에서라도 과거 위상을 되살리고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치를 구현하려면 기본적 선거전략과 사고의 손질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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