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지역주의 부활 일부 시각, 뜯어 보면 과거와는 달라

어느 곳에도 힘 싣지 않고 두 당 심판하며 균형 택해, 준엄한 민심 깊이 새겨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4·15총선 결과는 예상 밖이라는 말로도 모자란다. 국민은 물론이거니와 여당도 야당도,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했을 법하다. 민심이 무섭다는 공포감마저 들 지경이다. 하긴 어느 선거치고 민심이 그렇지 않은 적이 있었겠나. 하지만 유례없는 거대 여당과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야당 모습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이가 적지 않을 듯하다. 아무튼 이런 엄청난 결과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뒤따른다. 일각에선 180석이라는 슈퍼 여당의 탄생도 그렇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번 연속 승리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주류세력이 교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결국 보수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는 말할 것도 없이 여당 압승과 제1 야당의 참패로 요약된다. 그러나 굳이 방점을 더 두자면 후자에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여당이 잘해서 표를 몰아 준 것이라기보다는 야당이 너무 한심해 응징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미래통합당 또한 이를 인정하고 곳곳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선 세 번의 선거 패배 때도 그랬다. 반성이 쇄신으로 이어지기는커녕 더 과거로 회귀했다. 이번에도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이고는 있지만 PK와 TK 등 영남지역에서의 선전에 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4·15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지역주의가 부활한 듯한 모습이다. 민주당이 싹쓸이한 호남과 통합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영남의 투표 결과를 보면 충분히 그런 평가가 나올 만도 하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부산 표심이 다시 과거의 지역주의로 돌아간 듯한 양상을 분명히 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과 재선거에서 얻었던 6개 의석 중 절반을 다시 통합당에 내줬으니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부산의 패배가 지역주의 벽 때문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그렇게 단순히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지역주의 벽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 해도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을 보면 지역주의로 회귀했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부산 18개 지역구 중 2곳(해운대갑, 사하을)을 제외한 나머지 16곳의 민주당 후보 득표율은 모두 40%를 넘었다. 20대 총선 때 10개 지역구에서 20~3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비록 많은 후보가 패하긴 했지만 통합당 후보와의 표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지역구 전체 민주당의 평균 득표율 또한 44%로, 5석을 얻었던 20대 총선 득표율 38%보다 오히려 높았다. 박빙지가 많아 석패했을 뿐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부산 표심은 여야 모두에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이 싹쓸이 하다시피 했던 완전한 과거로의 회귀도, 민주당에 힘을 다시 실어준 것도 아닌 균형점을 택한 것이다. 그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선 6석에 이르는 민주당 지역 의원들의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슈퍼 여당 탄생을 우려한 견제 심리가 막판에 작용했다고는 하지만, 그게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앞선 세 차례의 선거에서 민주당 정권을 밀어줬음에도 지역의 경제는 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방분권 등 굵직굵직한 공약 이행은 지지부진하기만 했다. 한 번 더 밀어주기엔 미덥지 않은 구석이 적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3석이라도 얻은 것은 예전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는 따끔한 채찍질인 셈이다.

통합당이라고 다를 바 없다. 적어도 부산이 더는 통합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역주의 회귀에 기대를 건다면 큰 오산이다. 특히 수도권 표심에서 보듯, 부산도 점차 보수 퇴조의 길을 가는 양상이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연령별 비율이 가장 높은 50대 표심의 향배였다. 전통적으로 50대는 보수세가 강했다. 그러나 대체로 진보적 색채인 386세대가 50대로 접어든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이번에 수도권에서 여당으로 기운 50대의 표심이 그 증거다. 부산에서도 통합당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층 높아진 민주당 득표율을 보면 진보 성향 50대의 표심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이런 표심의 경고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지역의 통합당도 몰락한 수도권의 뒤를 밟을지 모른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부산의 민심은 양당 어느 곳에도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의석수 차이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때문인지 선거가 끝난 뒤 지역의 양당은 고개를 한껏 숙였다. 다만 그 진정성 여부는 4년 뒤 다시 판가름 날 것이다. 늘 변하는 민심을 탓할 게 아니라 왜 민심이 변하는지에 천착할 일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8. 8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3. 3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4. 4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5. 5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8. 8[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9. 9“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