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안내견 조이, 거침없는 ‘안내’를 부탁해 /김종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23 19:35:19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1대 국회의원 총선이 끝났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우려와 긴장 속에서도 차분하고 안정된 선거가 치러지면서 우리 사회의 성숙도와 민주적 역량이 세계의 찬사를 받고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엉뚱한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시각장애인 김예지 씨를 돕는 안내견 조이의 국회 회의장 동반 출입 허용 여부였다.

사실 이 문제가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미 장애인복지법 제40조와 장애인 차별금지법 4조에서 ‘모든 대중교통 수단, 공공기관,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에서 안내견 출입을 제한·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했고, 국회 사무처도 조이의 동반 출입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제반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김예지 당선인이 속한 보수 정당부터 여당과 진보 정당까지 조이의 동반 출입을 찬성해 논란이 될 사안도 아니다.

그럼에도 연일 이 문제에 언론과 SNS에서 갑론을박이 뒤따랐다. 이유가 뭘까? 우선 자극적인 언론사의 보도 행태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런 보도가 가십거리로 지나가지 않고, SNS에서 정치적 공방과 논쟁거리로 부풀려져 다시 언론 보도로 확대재생산된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를 보면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정치적으로 졸렬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저열한 인식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김예지 당선인에게 조이는 지체장애인에게 필요한 휠체어나 지팡이와 마찬가지고, 눈이 나쁜 사람에게 필요한 안경과 같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그런 존재를 두고 특정 공간 출입 여부가 ‘검토의 대상’이 되고, 상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논쟁과 논의 속에 김예지라는 한 인간은 안 보였고, 그가 끌어안고 사는 시각장애 문제와 시각장애인 인권 나아가 260만 전체 장애인의 권리 신장과 교육, 사회적 연대와 공존에 대한 고민은 숨을 쉬지 못했다. 피아니스트로서 그가 이룬 성취와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느꼈을 우리 사회의 차별과 장벽에 대한 좌절과 고민도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우리 모두 장애인에 대해 그냥 배려하고, 보살피고, 챙겨줘야 할 짐스러운 존재라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조이의 거침없는 국회 출입은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전체 장애인의 거침없는 사회 진출과 공존을 상징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본질도 대안도 아니란 걸 우리는 빨리 알아야 한다. 장애인활동보조인이 장애인의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과 사회 참여를 보조해 줄 수 있지만, 그것이 장애인이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결정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 점을 우리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하는 것은 김예지로 상징되는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그것을 끌어낼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 방안, 또 다른 김예지가 나오게 할 정치·사회·문화적 제도 구축 방안에 맞춰져야 한다.

때마침 지난 20일은 40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장애인이 걷기 편한 길은 비장애인이 걷기에도 편한 길”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고, 김예지 당선인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환경)는 단순히 관련 설비를 시공하는 데 그치면 안 된다. 배리어 프리는 배려가 아닌 의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인식 전환을 요청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번 논란으로 우리 사회의 장애인과 장애인 인권에 관한 낮은 인식 수준을 자성하고 반성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김예지 씨뿐 아니라 최혜영 이종성 지성호 장혜영 씨 등 장애인이거나 장애인 인권운동에 앞장선 인사도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장애인 인권을 더욱 높이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가 대폭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편견과 차별을 넘어 진정한 소통과 연대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우리 모두 관심과 지지를 보내자.

시민·부산 금정구 부곡동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3. 3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10. 10이번에는 진짜 가야할 때…‘부캉이’ 다시 바다로 보낸다
  1. 1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4. 4[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5. 5"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6. 6[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7. 7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8. 8이 대통령, "생애 첫 연금 지원사업 신청한 사람만? 실질적 불평등"
  9. 9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0. 10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3. 3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내년 주목할 세계 여행지 톱10에 부산… 국내 유일
  6. 6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7. 7"원전 사업자 한수원, '안전 미준수' 과징금만 5년간 338억원"
  8. 8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9. 9“사업비 턱없이 부족”… BS한양, 가덕도신공항 컨소시엄 탈퇴 의사 밝혀
  10. 10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이번에는 진짜 가야할 때…‘부캉이’ 다시 바다로 보낸다
  7. 7“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8. 8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9. 9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10. 10양산시, 종합장사시설 후보지 오룡마을 선정…2030년 말 준공 목표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