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동백전이 발행된 지 6개월도 채 안 돼 좌초될 위기다. 사용금액의 10%를 되돌려주는 캐시백 용도의 예산이 올해 5월 중에 소진되기 때문이다. 무늬만 ‘동백전’인, 체크카드로 전락할 처지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했을 오거돈호가 더 먼저 침몰했다. 이유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한 불명예 사퇴라니 기가 찬다. 시민이자 중소상공인으로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4·15총선에서 집권 여당은 ‘180석 공룡 여당’이 되어 귀환했지만, 부산·경남·울산(PK)에서는 총 40석 중 8석만 확보했다. 부산에서 여당은 3석을 얻었다. 일부에서는 PK지역 ‘보수 텃밭 회귀’ 표현이 나돈다.
부산지역에서 민주당이 얻은 표는 전체의 43.5%로 20대 총선 득표율(37.8%)보다 5.7% 높다. 4년 전보다 높은 득표율이었지만, 지역구는 6석에서 3석으로 줄었다.
자영업자들이 눈여겨볼 대목은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대표 중 상인단체 출신 당선인들이다. 앞으로 이들의 활약에 자영업자들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의당의 경우 절벽에 놓인 자영업자를 비례대표로 내지 않았는데, 중소상인 단체의 일원인 필자로서는 의아할 정도다.
지난 20대 총선을 돌이켜본다. 민주당은 부산 전체 18개 의석 중 5석을 차지했다. 부산 민심에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이후, 민주당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비롯해 구·군 기초자치단체장 16곳 가운데 13곳을 휩쓸었다. 더구나 부산시의회는 47명 가운데 41명이 민주당 소속이 되었고 기초의회도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이른바 ‘몰빵 선거’였다.
당시 중소기업과 자영업 중심의 지역경제는 시급한 대수술이 필요했다. 시민은 시장 후보의 가덕도 신공항 유치 공약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로 24년 만에 지방 권력을 민주당에 준 것이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기인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극도로 불안해졌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에겐 카운터펀치였다. 연이어 나온 대책은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았으니, 자영업자들은 분노했고 절망했다. 또한, 가덕도 신공항 유치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부산 시민의 실망감이 컸다.
겨우 숨만 내쉬던 지역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죽음의 계곡으로 내몰렸다. 특히, 체질이 약한 이들은 사태가 장기화되며 문을 닫는 선택밖에 할 수 없었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방 권력을 교체했지만, 혁신도 치적도 없는 상태에서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의 비위로 컨트롤타워가 부러지며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은 유독 살림살이가 팍팍했다.
목마른 이가 우물 찾는다고 했던가? 보다 못한 지역 상인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상인의 매출을 올릴 대안으로 지역화폐 발행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한때 요지부동이던 부산시는 ‘지역화폐추진단’의 결론과 동떨어진, 기능이 떨어지는 지역 화폐인 ‘동백전’을 발행했다. 교통카드처럼 아무나 쉽게 발급·충전이 가능하지 않았기에 노인층이 사용하기 어려웠다. 추진단 의견보다는 부산시의 소극적인 입장에 일부 동조하며 분열하는 부산시의회의 시정 견제 역할에 매우 실망했다.
21대 총선은 전국적으로는 통합당을 심판했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며 경제 실정에, 방향성마저 오락가락하던 오거돈호와 시의회를 심판한 셈이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었지만 부산시 행정의 결과가 시민의 선택을 변화시킨 것이다.
인도의 정치가 네루는 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경제가 풍전등화다. 동백전의 몰락으로 중소상공인의 희망마저 꺾이는 일이 없도록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행정 공백을 없애면서 잘 이끌어가길 바란다.
여야 국회의원은 당적을 떠나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부산 텃밭에 좋은 씨앗을 뿌리는 정당과 정치인이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선거 및 8회 지방선거에서 알찬 결실을 볼 것이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