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종합문예지 ‘푸른글터’는 15년 동안 결호 한 번 없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 부산 출판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청소년 잡지를 발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청소년문화 담론과 문학 상생의 길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서 공모를 거쳐 전국에서 약 20여 개의 청소년 잡지가 탄생했다. 2006년 창간한 ‘푸른글터’도 그중 하나다. ‘푸른글터’ 창간호는 ‘청소년 문학의 오늘과 내일’이란 특집으로 시작해 매호 특색 있는 주제를 다루었다. 영화 환경 교육 독서 음악 스포츠 언론 통일 등이다.
또한 함께 토론하고 취재하고 기사 쓰기, 모둠별 문화탐방 그리고 교단 산책과 문인의 시와 소설이 ‘푸른글터’를 구성한다.
문인과 교사로 이뤄진 편집위원이 현장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 책을 추천하는 서평 코너는 큰 인기를 끌었다. 2017년에는 선생님 13명이 집필한 ‘푸른 책 푸른 꿈’(141권의 서평집)을 단행본으로 펴내 그해 부산문화재단 지역출판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발행인으로서 필자는 약속 하나를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푸른글터’는 계속 낸다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15년 세월 속에 많은 세대 변화도 있었다. 청소년 기자의 뜨거운 열정으로 지난 몇 년간 잘 운영됐지만, 학교 밖 활동이 생활기록부 기록 대상에서 제외되자 청소년의 활동 신청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래도 편집위원들의 노력 끝에 청소년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과 매월 소통하며 진행하고 있다. 학교생활과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실에서 청소년 문학이 무슨 관심의 대상이겠냐마는 그래도 청소년 문학이 있어야 생활문화가 있다고 믿고 꾸준히 만들어 간다.
그사이 다른 지역의 청소년 문예지, 특히 서울 큰 출판사에서 내던 청소년 문학 매체는 지원금이 끊어지는 변화에 모조리 폐간했다. ‘푸른글터’도 위기 상황에 봉착했으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며 버티고 있다.
입시 위주 현실로 반품되는 잡지는 늘어났다. 그래도 잠자고 있는 청소년 문학을 깨워보자는 마음으로 꾸준히 만들다 보니 이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발행하는 청소년 문예지가 되었다.
변화도 꾀했다. 청소년 문예마당을 개편해 전국 청소년 대상으로 공모를 시도했다. 그리고 많은 응모 원고 숫자에 놀랐다. 좋은 원고를 몇 번이나 읽고 골라 문예지에 실었다. 적지만 소정의 고료를 지급하고 온라인 판매로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갔다.
편집위원이 재직 중인 학교에서는 우리 문예지 소개와 도서관 구매가 그나마 가능해졌다. 나머지 학교에서는 이 잡지를 만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부산시교육청을 찾아가 ‘푸른글터’를 알리고 학교에 보급할 방법을 논의도 했다. 그러나 개인(출판사) 사업이라 지원 방안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아쉽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재작년부터 부산 시내 초중고교에서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을 집행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 특강이나 독서퀴즈 등 단발성 행사에 편중돼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유일한 청소년 종합문예지 ‘푸른글터’는 지역의 청소년 독서교육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가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산시는 2019년 지역출판진흥조례를, 2012년 독서문화진흥조례를 제정했다. ‘지역출판 간행물을 우선 구매하여 부산시 교육청이 설치하고 운영하는 도서관에 지역출판계에서 발행된 간행물을 비치하도록 권장한다’는 내용이 있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푸른글터’는 지금도 청소년 기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언제나 책과 함께 이야기할 여러 친구를 기다린다.
시인·도서출판 해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