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포기도 선택이다 /김진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05 19:30:3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는 일상에서 인터넷을 곧잘 이용하는 편이지만 아직은 활자세대인 것 같다. 인터넷 매체보다는 활자 매체가 좀 더 신뢰가 간다고나 할까. 정보를 신문이나 책으로 얻을 때 좀 더 안정적인 신뢰를 갖는 꼰대인 것 같다.

꼰대라고 한 이유는 예전의 습성이 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외식 문화가 없었다.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 가족들과 외식을 하면 주로 중식집을 이용했다. 중식집에 가면 짜장면이냐 짬봉이냐를 놓고 결정장애를 겪다 결국 한가지를 포기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결국은 한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아픔. 그래서 함께 가는 지인이나 동료가 있을 경우에는 서로 맛을 본다는 이유로 다른 메뉴를 나눠 먹는 진풍경이 발생했다. 이런 현실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짬짜면이란 이름으로 한 번에 두가지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메뉴가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무엇이나 함께 나눠 먹던 ‘밥상 공동체’를 코로나19는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과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져 본다. 많은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삶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회적인 불안과 공포는 우리를 움츠려 들게 만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방역당국과 국민의 노력으로 인해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도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어느 새 성큼 지나가고 있다. 예년 같으면 5월 각종 행사와 이벤트로 정신없는 일과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청소년들과 함께 하다보니 4월 말부터 6월 초순까지는 주말 행사에 치여 지냈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이벤트가 취소됐다. 한편에선 ‘물리적 거리두기’는 유효해도 심리적 거리는 더욱 가깝게 하자는 연대와 지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의 동료는 최근 한 청소년을 만났다. 극히 평범한 청소년이지만 관심이 필요했다. 상담을 시작하면서 고구마 줄기캐듯 하나하나 속 마음을 들어내며 도움을 청하는 청소년의 일상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상하관계와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계였다. 내가 만난 여러 청소년도 개개인의 상황과 처지는 다르지만 대부분이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한발만 떨어져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닌 사안이 부모와 자식에게 비수가 되어 서로 마음의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닫힌 문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콘크리트 철벽이 되어 간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자식에게 전하는 진정 어린 충고가 자녀에게는 잔소리 일 뿐이다. 청소년 자녀 또한 자신의 생각이나 뜻과는 다르게 행한 잠시의 일탈이나 행동으로 인해 부모님과 주위의 눈총을 받게 되고, 이것이 싫은 나머지 엇나가거나 무대응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찾을려고 한다. 그럴수록 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고 꼬인다.

필자는 ‘포기’라는 이름의 또다른 선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때 포기는 체념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청소년에게는 실패와 실수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오만과 교만, 무지와 실수투성이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금은 먼저 청소년기를 보낸 꼰대 중 한명이지만 청소년을 믿으려고 노력한다. 아주 작은 믿음에도 내가 만난 청소년들은 배신하지 않고 돌아와 준다. 고맙다.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지금도 많은 선생님들이 24시간 자신의 개인번호를 열어 놓고 청소년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5월, 어린이와 청소년, 가정의 중요함을 생각해 본다. 청소년의 곁에 내가, 어른이 있다고, 너와 함께 힘이 돼 줄 수 있다고, 어깨를 토닥이는 기관과 어른이 많았으면 좋겠다. 꼰대가 아니라. 국제신문도 정론을 통해 청소년에게 꿈을 주고 시대정신을 세워가는 부산의 희망 언론이 되어 주길 소망해 본다.

부산 동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4. 4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5. 5[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6. 6[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7. 7[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10. 10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3. 3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4. 4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2. 2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3. 3[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4. 4[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9. 9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