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2차 유행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지만, 어느 정도 조절은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상황은 지금부터가 문제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방역·위생 관련 산업 외에는 거의 모든 업종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니라서 대부분 병의원이 적자에 허덕인다.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돌 때는 정부의 관리 역량과 의료진의 능력과 희생, 봉사가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정부는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병원을 고발하겠다거나 개인병원은 코로나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등 의료계를 홀대하는 발표를 해 원망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조절되면서 의료진의 노력을 치하하는 정부와 국민의 성원이 의료진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병의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성원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더 중요하다. 부산지역 코로나 거점 병원인 부산의료원은 최악의 수익에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고, 코로나 환자를 직접 치료하지 않았더라도 많은 병의원은 도산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병의원만 힘든 상황은 아니지만, 코로나 사태를 보면 의료는 국가 운영에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정부는 병의원이 도산하여 실직자가 많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먹을 수 없는 떡이다. 경영이 어려워 메디칼론(병의원 전용 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병의원은 이미 대출이 있어 추가는 되지 않는다 하고, 전체 직원 평균 근로 시간의 20% 이상을 단축해야 신청 가능한 고용유지 지원금은 24시간 돌아가는 병원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영세관광사업자 특별금융지원’ 중 병원 부문은 외국인 환자 우수 유치 기관만 신청이 가능한데, 전국 2000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중 우수 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단 5곳뿐이기에 그림의 떡일 뿐이다. 결국 대출이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만 받을 수 있는 2000만 원 남짓되는 소상공인 지원금 외에는 지원받을 방법이 없다. 대기업에게는 한 회사에 수천억 원씩 지원하면서 우리나라 의료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총 4000억 원을 대출해주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나마도 대출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1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4.5%로 2013년 이후 최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7.1%로 상승했다고 최근 보도됐는데, 2017년도 병원급 영업이익률은 3.5%, 순이익률은 1.2%이고 인건비 비율은 44.3%로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사실은 보도되지 않는다.
한편, 최근 헌법재판소는 20년간 동일 금액이고 원가의 80%도 안 되는 신장 환자의 혈액투석 수가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헌재는 ‘원가의 80%에 달하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소비자의 편익과 한정된 재원의 효용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무한정한 재원이 있는 산업이 한 가지라도 있기는 한가? 병원에서 쓰는 의료보험이 되는 모든 약품과 치료재료에는 단돈 1원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의약품 실거래가제도가 있다. 병원이 유일하게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비급여 부분을 모두 의료보험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병원은 적자를 보고 운영하라는 것이 된다.
소비자 편익이 우선이고 재원이 한정된 경우 개인 소유 기업이라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고 하면, 어떤 산업도 지속될 수 없다. 의료는 공공재라서 적자를 감수하라고 한다면 모든 병의원을 국가가 매입해, 현재 전체 병상 기준 5.6% 비중인 공공병원을 군대·소방·철도같이 100% 국가 운영체계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 중 손해를 감수하면서 개인이 운영하라고 국가가 강제하는 영역은 의료밖에 없다. 코로나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의료계의 손에 하이파이브 한 번 해주고, 끌어당겨 살려주지는 않는 정부의 손이 야속하다.
박원욱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