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IMF는 -2.1% 성장을 예측하면서 1930년대 대공황보다 혹독한 경기 침체를 우려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 취업자는 2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3월의 구직 급여 수급자가 61만 명에 이르렀고, 실업급여 지급액이 9000억 원을 넘어섰다. 실업 충격마저 겹치면서 한 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 지수(CCFI)가 2020년 1월 1000대에서 4월 800대로 급격히 하락했다. 전 세계 상업용 항공편은 2020년 1월 10만 편에서 4월 2만 편으로 격감했다. 해양관광, 호텔, 크루즈, 조선 등에도 광범위하게 피해가 확산해 수요가 언제 다시 살아날지 기약도 없다.
이러한 위기는 어쩔 수 없지만, 극복 준비와 노력은 우리 몫이다. 해운항만에서는 비대면 무인화가 상당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위생, 안전 항만 조성, AI 활용 첨단 디지털 항만시설 만들기, 장비 운용 기술 등 영역에서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해양관광은 상시 검역 및 국제 감염병 대응은 물론이고 국내 낚시 관광객 폭증에 따른 연안 도서의 감염원 유입 가능성에 대응해야 한다. 수산에서도 수입 수산물 위생 안전 관리, 온라인 판매 대응과 이에 맞는 수산식품 개발도 진행돼야 한다.
부산시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물류 혁신 ▷규제 혁신 등 제조업체 경영 안정 지원, ▷언택트 서비스 ▷스마트 헬스 방역산업 등 코로나 19 관련 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좀 더 큰 그림으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부산항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 등도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도 이에 상응하는 대기업-중견·중소기업 상생 협력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중요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지난 2월 말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97%가 최근 매출액이 평소보다 상당히 감소했다고 응답하는 등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국가가 소상공인 경영 안정과 성장을 위해 종합적인 지원시책을 수립해야 하고, 지자체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시책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의 해양수산 관련 소상공인은 사각지대에 놓였다. 수산물 판매 촉진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 시행되고, 수산물 드라이브 스루도 이벤트성에 그친다. 큰 그림과 함께 좀 더 ‘민생 현장’에 밀착하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정책과 대응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중심에 놓여야 한다. 부울경은 조선, 물류, 수산, 해양관광 연관 산업이 전국 최고이지만, 종업원 10인 또는 5인 미만 작은 업체가 많다.
앞서 언급한 여러 대응책은 우리 주변 중소가공공장, 유통업체, 소상공인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것이다. 우선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상환 및 이자 지급, 임금 지급, 임대료 마련, 재고 부담 완화 등이 시급한 과제다. 고등어 가공공장, 부산공동어시장, 자갈치 및 지역 시장 상인, 트럭을 이용해 농어촌에 수산물을 판매하는 분들에게 ‘비대면 무인화’는 언감생심이다.
지금 택배 물류에 최적화된 수산식품은 없다. 부산지역 수산가공품의 80%가 단순 동결이거나 내장 처리 후 동결한 단순 냉동품이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지역 수산물 가공 공장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0.08%이고 경영주 직접 개발이 70%를 넘는 수준이다. 신제품을 고민해 개발하고 어렵게 출시했다 해도 성공한 경험은 5%도 되지 않는다. 쿠팡과 같은 오픈 마켓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지만, 여기에 부산 수산식품은 없다.
아마도 이런 분께는 물류혁신, 규제 혁신, 신산업 육성, 무인화 비대면 정책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살리기 같은 것이 더 절실할 것이다. 이분들에게 백종원은 당장 해결하고 싶은 애로를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내는 슈퍼맨 같은 존재일 것이다. 영세한 해양 수산 관련 회사, 소상공인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도 도와주지도 않는다. 바다에 물고기가 없어 배는 출어하지 못하고, 상인과 노조는 마냥 물고기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물고기가 돌아오더라도 코로나와 관계없이 모두가 다시 살아날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 백종원이 와서 자갈치를 살리고 횟집을 살려주길 기다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