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밥값 못하는 국회, 21대엔 달라질까 /구시영

20대 ‘한달에 4일’만 회의…숱한 공전 역대 최악 딱지, 이제는 상시적 운영 필수

특권 폐지, 개혁입법 과제…‘제로섬’ 행태도 탈피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이제 2주 남았다. 오는 29일로 임기가 끝난다. 주지하듯이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란 딱지가 붙었다. 숱한 공전과 파행, 여야의 극단적 대립과 정쟁으로 얼룩진 결과다. 더구나 처리하지 못하고 쌓인 법안이 1만5000건을 웃돈다니,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그나마 다음 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임시국회 소집에 여야가 뜻을 모았으나, 만시지탄이다. 무슨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느낌마저 든다.

20대 국회가 제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건 ‘회의시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4년간 본회의·상임위원회, 각종 공청회 등을 통틀어 계산해 보니, 의원 1인당 평균 ‘한 달에 4일’ 정도만 회의를 했다는 얘기다. 그러고도 한 달에 1000만 원 넘게 받으니 기가 찬다. 물론 회의시간이 평가의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국회 본연의 업무인 입법을 위해서는 의원들이 모여서 심의·토론하는 것은 필수 요소다.

그간 얼마나 밥값을 못하고 일을 안 했으면 이런 표현까지 나왔다. ‘하늘 아래에 이런 국회가 있겠는가’. 그것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조그만 시골의 친목계를 해도 정관이나 회칙을 만들어 자주 못 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제명하거나 경고하는데, 지금 국회는 윤리위원회도 없다”면서 ‘하늘 아래 이런 국회’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사실, 이 말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국회 수장인 그가 마치 ‘남 일’처럼 그렇게 손가락질할 수 있는가 싶어서다. 하기야 오죽 한심하고 답답했으면 그럴까도 싶다.

문 의장의 토로처럼 20대 국회는 개혁입법을 제대로 못했고, 선거제 개혁은 완전 실패작이다. 그렇다면 21대는 달라져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민의의 전당 기능을 다하는 국회, 밥값을 다하는 국회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점에서 177석의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일하는 국회’ ‘상시 국회’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 과제는 새삼스러운 게 전혀 아니다. 상시 국회만 해도 1990년대 후반부터 제기돼 왔다. 국회가 새로 문을 열 때마다 추진됐으나, 여야 간 이견 속에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예컨대 18대가 출범한 2008년에도 그랬다. 당시 국회의장 자문기구에서 상시 국회, 상시 국정감사, 상임위 활성화 등의 국회운영개선방안을 내놨지만 그 이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금 국회에도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안(국회법 일부 개정안)’이 상당수 계류돼 있는 상태다. 그 중에는 상시 국회운영체제 구축과 신속한 의사절차, 회의 불출석 의원에 대한 징계 강화, 윤리위원회 상설화, 상설 소위원회 설치 등이 담겼다. 21대 국회는 집권 여당이 의회주도권을 장악했으니,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그러나 법사위원회의 법안 자구체계 심사권 폐지 여부 등 일부 쟁점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마찰이 일어날 공산도 크다. ‘일하는 국회법’이 21대 국회에서 여야 협치의 첫 번째 관문이자 시험대인 셈이다.

그 외에도 21대 국회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면한 코로나19 국난과 ‘경제 방역’에 적극 대처하는 것은 기본이다. 보다시피 코로나가 일으킨 세상의 변동은 실로 엄청나다. 여기에 국회가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 4년간 지체됐던 여러 개혁입법에 힘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여당에 과반 의석을 몰아준 의미도 그와 다르지 않다. 4년 전 촛불항쟁 이후 행정권력과 지방권력에 이어 의회권력도 바뀐 만큼 이제는 국회가 그 존재가치를 보여줘야 할 시간이다. 국회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가장 선행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아야 하고, 세비 축소도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새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30일 하루만 일하고도 5월 세비로 거의 반 달치를 받는 문제는 꼭 고쳐야 할 점이다. 가뜩이나 국민적 불신을 받는데 고액의 보수와 수십 가지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특권을 스스로 없앤다면 개혁입법 추진의 밑거름이 되고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감동을 줄 것이다.

역대 사례에서 봤듯이 우리 국회는 초선 의원이 많아졌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사람만 바뀐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당과 국회 운영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구조개혁이 없으면, ‘일하는 국회’는 이번에도 ‘구두선’에 그칠지 모른다. 정치권을 지배하는 ‘제로섬 게임’ 즉, 상대의 이익은 나의 손해라는 논리에서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안을 정쟁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아병적 행태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국회의 생산성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21대에서는 ‘하늘 아래 이런 국회가 있겠나’라는 소리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논설위원 ksyoung @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