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스포츠 시장이 개점 휴업 상태인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의 무관중 개막은 미국 유럽 등 스포츠 강국들도 부러워 할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생중계를 통해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의 활약상이 각국에 전달되는 풍경도 흐뭇하다.
프로야구 시즌 초반 선수들의 화끈한 플레이와 현장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직접 접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대신 각 스포츠 채널에서 차원을 한 단계 더 높인 중계 방송을 선보이고 있어 위안이 된다. 게다가 장삿속이 뻔히 보이는 ‘손님 끌기용’ 편파 중계가 예전보다 더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가 이채롭다.
사실 스포츠 중계는 공정해야 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중계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국가 간 대결 양상을 띤 스포츠 현장 중계에서는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선수들의 파이팅을 주문하기 마련이지만, 최대한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때론 기본을 완전히 무시한 편파 중계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막아야 합니다. 어쨌든 막아야 합니다.” 지금의 중·장년층 세대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 4강 신화 현장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축구 변방국이었던 한국의 존재감을 세계 만방에 떨쳤던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가 전 국민의 뇌리에 오랫동안 박힌 것은 오로지 ‘우리’ 한국팀 승리만 외친 극단의 편파 중계가 한 몫 했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오전에 열린 경기의 생방송을 보기 위해 대학가도 수업을 중단할 정도로 열기는 대단했다. 한국은 첫 경기 스코틀랜드에 0대 2로 졌다. 이후 멕시코와 호주를 차례로 격파한 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연장 승부 끝에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4강 경기에서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1대 2로 아깝게 졌다. 그래도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상대 팀 공격을 “어떻게 막을지 궁금합니다”는 식의 고전적인 방송 문법을 파괴하고 시종일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식의 중계가 큰 역할을 했다. 해당 중계를 놓고 편파성을 문제 삼은 지적도 나왔다.
“대쓰요.” 프로야구 편파 중계의 원조격인 KNN 이성득 해설위원이 자주 쓰는 말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찬스 상황을 성공시키거나 상대편 찬스를 무산시킬 때 툭 던진다. 이제 ‘우리’ 팀 입장에서만 하는 응원 방송이 판을 친다. 유튜브 등에서도 극단적인 편파 중계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 쪽에 치우친 불공정의 세계에 더 열광한다는 게 편파 중계의 역설이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