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이제 에너지기업으로도 통하지 싶다. 우선 구글만 해도 북미와 유럽에 30개가 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지난해에는 아시아 에너지시장 진출 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만 타이난의 양식장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 설치계획을 밝힌 것이다. 앞서 애플은 2016년 미국 정부로부터 태양광 발전사업을 승인받고 전기 판매에 나섰다. 아울러 2022년까지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소도 건설한다는 얘기다.
두 기업의 이런 변신은 탄소 연료 위주의 구조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이 시대적 흐름이고 경제적 가치도 높은 까닭이다. 본사 건물은 물론 세계 곳곳의 자사 매장과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한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제로(0) 에너지 빌딩’을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외 세계 140여 기업도 일명 ‘RE(Renewable Energy)100’ 즉, 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석유회사인 SK에너지가 지난 14일 차량관리 플랫폼 분야에 뛰어들며 사업구조를 디지털·친환경으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석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처하려는 의도다.
이렇듯 세계 에너지 판도에 새로운 바람이 거세다. 석탄·원전 등의 비중이 줄어들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문제가 없는 재생에너지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을 추진 중이나 아직은 저조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손꼽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우리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태세가 상위권 수준과는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17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올해 ‘에너지 전환지수(ETI)’ 평가가 단적인 사례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57.7점을 기록해 조사대상 115개국 중 48위에 랭크됐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32개국 중에서는 31위로, 3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다시 말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코로나19의 지구촌 대유행에서 보듯이 앞으로도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기후변화의 시계도 점점 빨라지는 걸 감안하면 더 그렇다. 그 점에서 최근 청와대가 ‘그린 뉴딜’을 포스트 코로나의 중요 과제로 삼은 것은 바람직하다.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경기부양 및 고용촉진을 끌어내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들의 합동 보고도 받는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백 마디 말보다실천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의미가 있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