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수도권 공장 규제를 완화할 조짐이다. 수도권은 공장 신·증설이 엄격히 제한돼 있는데 이 빗장을 풀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에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비수도권에만 해당되던 공장이전 비용지원을 수도권 유턴 기업에도 검토한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업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의 계기로 삼기 위한 당근책이라고는 하지만 비수도권은 안중에 없는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의 심각성은 올해 대통령 신년회견에서도 드러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수도권에 인구가 편중되다간 지방은 다 고사하겠다는 것이 단순한 비명이 아니다. 사람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돈 기업 경제력이 집중된다”며 “이 흐름을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국가가 나서 정부기관을 지방으로 보내고, 기업을 분산시키는 인위적인 정책을 써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부는 ‘균형발전’이나 ‘지방분권’을 말로만 할 뿐 행동은 거꾸로 하는 일이 잦다. 불과 며칠 전에도 서울 도심에 7만호 규모의 주택 부지 공급 정책을 내놨다. 이런 식으로 수도권에 새로 생기는 주택은 2023년 이후 연평균 25만 가구 이상이다. 작년에 발표한 3기 신도시도 조성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사람이 몰려있는 수도권에 집을 더 지어 사람을 더 모으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나 동남권 신공항 같은 비수도권 활성화 정책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코로나 때문에 나라 전체가 비상인 걸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난국 타개라는 명분이 지방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해선 안된다. 폐업 실직 등 코로나의 충격은 비수도권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수요를 핑계로 수도권 확대와 지원만 모색한다면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요원해진다. 국토의 10%에 인구의 50%, 대기업의 70%가 몰려있는 나라가 과연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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