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지역 재투자법’ 제정이 필요한 때 /이정환

수도권 팽창에 맞선 부산, 분권과 균형발전 위해선 재정자립 이루는 게 중요

이전 공공기관 이익 일부 지역SOC에 사용케 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19 19:18:57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60년대 한국은 가히 부산의 시대였다. 부산은 항구도시로서의 지정학적 입지 조건과 농촌으로부터 유입된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신발·섬유·합판과 같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위주의 수출 주도형 경제로 급속한 성장을 경험했다. 특히 신발과 합판은 한때 세계 최대의 단일 산업단지를 형성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당시 부산항은 전국 수출입 물동량의 50% 가까이를 처리한 한국 최대의 무역항이었다. 부산의 수출 점유율도 전국에서 점하는 비율이 1972년에는 최고 29%까지 올라갔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제2 도시’에 걸맞은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황금기는 1970년대 말을 기점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에 시작된 중화학공업화 흐름에 부산이 동참하지 못했고, 공업용지 부족으로 많은 기업들이 부산을 떠났다. 그 결과 2018년 상반기 전국 대비 부산의 수출 비중은 2.6%까지 하락하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7~204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부산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심각한 인구 감소율을 보여주고 있다. 2034년에는 인천에 추월 당해 인구로만 보면 ‘제2도시’라는 위상을 내줘야 할 지경이다.

일본의 경우 제2 도시는 오사카가 아니라 요코하마이다. 인천과 지리적 측면에서 유사하게 수도에 연접한 요코하마의 인구는 370만 명으로 오사카의 인구 270만 명을 훨씬 능가한다.

이런 부산의 상황과 반대로 수도권의 경우 인구, 교통, 교육, 문화, 산업 등 사회 전반에서 비대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수도권 비대화에 따른 비효율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적인 권한 이양도 필요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방재정이 튼튼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의 재정운영 자립능력을 나타내는 부산의 재정자립도는 2018년 기준 서울(79.2%)에 크게 못 미치는 52.4%에 불과하고, 수도권인 경기 61.9%, 인천 60.3%에도 크게 뒤처진다. 지방 도시는 대부분 전국 평균 46.8%에도 못 미치는 재정자립도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재정 운영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한가지 방안으로 ‘지역재투자법’(가칭) 제정이 필요하다. 일부 정치인이 제안했던 ‘지역재투자법’은 지역에서 유치한 금융기관 예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해당 지역에서 우선 대출자금화하자는 것인데 이 방법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우수한 기업들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소재하여 지방에는 대출해 줄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의 대출재원을 확보해 주는 것만으로는 지역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하기가 어렵다.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매년 지방 이전 공공기관 이익의 일정비율을 해당 지역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하되, 이자금은 지자체의 일반 경상경비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해당 지역에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사용하도록 사용목적을 엄격히 통제하여 지역 특목세와 유사하게 운용하는 방법이다.

공공기관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약 30%정도를 정부에 배당금으로 납부하고 있는데, 지방이전 공공기관들이 이 돈의 일부를 지역에 재투자한다면 금액이 상당할 것이다. 예컨대, 부산에 이전한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의 5%정도만 유보하더라도 매년 500억 이상의 돈을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부산에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지자체에 납부하는 지방세와 또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생활하면서 주변 상권 이용과 주민세 납부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지만, 이에 더하여 공공기관 이익금의 일정비율을 지역에 재투자하도록 한다면 지자체의 재정운영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익금 일부가 지역에 재투자될 경우 해당기업으로부터 정부가 받는 배당재원이 감소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반대가 심할 것이라는 데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필요한 SOC 사업들을 중앙정부 재정에서 투입되는 대신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는 공공기관들이 내는 유보된 재원을 통해 각 지자체가 그들의 지역실정에 가장 맞는 SOC 사업 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국가는 그만큼 국비사업을 줄이면 되니까 크게 손해 볼 일도 없고 그 대신 동일한 재원을 지역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사정은 지역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도권 이외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크게 향상하고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실질적인 지방분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