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재난지원금의 시간’을 지켜보며 /최정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20 19:42:4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주변과의 접촉이 여전히 꺼려지지만 요즘 어렵사리 가까운 사람과 만나면 가장 먼저 꺼내는 얘기의 소재는 ‘부부의 세계’와 ‘긴급 재난지원금’인 듯하다.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부부의 세계 시간’이자 ‘긴급 재난지원금 시간’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면 중년 남녀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였던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지난주 종영했지만, 긴급 재난지원금의 시간은 진행형이다.

중앙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은 지난 4일 취약계층을 시작으로, 11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신청과 지급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번 주부터는 일선 행정복지센터와 은행 등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지급한다. 전국의 모든 가구가 지급 대상이다.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을 사실상의 현금으로 받게 된다. 소요 재원은 12조2000억 원이다. 이와 관련한 뉴스도 쏟아진다.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입은 손실에는 비할 바가 못 되겠지만, 영세 상인들의 입가에 잠시나마 미소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원금 사용처를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소득과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되면서 일부는 재난지원금을 고가 명품을 사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데 쓴다는 얘기도 있다. 기부를 두고도 말이 많다. 대통령과 고위공직자 등 지도급 인사들이 지원금을 기부하면서 ‘눈치’를 보는가 하면, 심지어는 기부 여부를 두고 각자 생각이 달라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단다.

경남은 재난지원금 정국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경수 지사는 일찌감치 중위소득 100% 이하 도민에게 경남형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집행에 들어갔다. 김 지사는 정부 차원의 재난지원금도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의견을 관철시켰다. 정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원이 확정된 이달 1일, 경남은 애초의 방침을 바꿔 ‘정부형’과 ‘경남형’을 중복 지급하기로 했다. 중위소득 100% 이하 도민은 정부형과 경남형을 합쳐 4인 가구 기준 150만 원을 받게 된 것이다.

거창군과 고성군은 자체 예산으로 중위소득 101% 이상 주민에게도 최대 5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거창군과 고성군을 제외한 나머지 경남지역 시·군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와 101% 이상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경남도는 논의를 거쳐 건강보험료 납부 금액 등을 근거로 경남형 지원금 수혜 대상자를 결정했지만, 주민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온다.

친언니가 운영하는 김해의 한 식당에서 고기 굽는 일을 하는 A(64) 씨. 그는 얼마 전 화가 난 표정으로 “일 년 내내 제대로 쉬는 날도 없이 불 앞에서 일하지만, 월급 200만 원에 건강보험료를 월 5만 원 이상 낸다고 지원금을 못 받는데, 내 친구는 부동산도 꽤 있는데 직업 없이 놀면서 지원금을 받는 게 공평한가”라고 되물었다. A 씨가 언급한 친구가 실제로 얼마나 재산이 많은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A 씨처럼 지원금 지급 대상 선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뿐만 아니다. 경남형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도민은 인접한 부산이 일선 구·군별로 모든 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며 불만을 터뜨린다. 이를 의식한 거창군과 고성군의 조치를 곱게만 보지도 않는다. 규모가 작은 자치단체가 빠듯한 예산을 선심 쓰듯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경험 못 한 위기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지원금이 소진되는 8월 이후에는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IMF(국제통화기금)의 한 고위 간부는 “한국은 통화·재정 정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재난지원금 대상도 취약계층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조언도 했다. 재난지원금이 선심 행정의 손쉬운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또 지원금 지급 대상이나 기준을 정할 때도 최대한 합리성을 확보해,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다시 A 씨의 말이다. “재난지원금을 쌈짓돈 나눠주듯 하면 안 되는 거 아닙니꺼.”

사회2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6. 6[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7. 7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8. 8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9. 9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0. 10전국 교정시설 수용률 126%…윤상현 “형사사법개편 앞두고 교도소 과밀 방치”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 동구, 돔구장 유치 협의체 출범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7. 7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8. 8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민원인(들)
AI 패권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생곡소각장 정치적 셈법보다 원칙대로 추진해야
알래스카 LNG, 협력하되 국익이 최우선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