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내년도 국비로 추진할 주요 사업을 공개하고 예산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역점 시책 6가지 중에서 서부산의료원과 봉래산터널을 제외한 4가지는 모두 부산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는 자동차부품 및 해양 관련 제조업이다. 같은 제조업이라도 미래형 친환경 콘셉트를 가미한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정부에 어필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봉래산터널은 영도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봉래산에 터널을 뚫어 봉래교차로와 동삼동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사업인 만큼 수요와 타당성을 모두 갖췄다. 개발된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스마트제조 실증클러스터나 친환경차 부품기술 허브센터도 제조업 생태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요긴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서부산에 공공병원의 추가 건립 당위성 역시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필요한 단계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논리 개발을 필요로 하는 대목이 없지 않다. 마리나 비즈센터는 우암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의 일환인데 부산시가 2030엑스포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한때 포기를 검토했다. 부산시 자체가 큰 의지를 보이지 않았는데 정부인들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솔직히 의문이다. 국가자원순환산업 클러스터는 이번에 갑자기 등장했다.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산업의 생산기지를 구축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3000억 원이나 드는 사업의 계획과 실천 전략이 어느 정도 구체적인지 알 수 없다. 이 사업은 지난달 타당성 조사 용역이 발주됐을 뿐이다.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상 국비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건 맞다. 부산시는 올해 국비 7조 원 시대를 열었다. 내년엔 더 늘리겠다는 각오인 것도 안다. 하지만 부산시를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시장직이 1년간 대행체제다. 정부와 부산시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국회의원 당선인도 절반이 초선이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에 꼭 필요한 아이템을 추려내고 대정부 설득 논리를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지역의 정치·경제·행정 자원 총동원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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