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저지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변호를 법무법인 부산이 맡아 논란이다. 법무법인 부산은 오 전 시장이 지난달 초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뒤 피해자 측과 4월 말까지 사퇴한다는 합의 공증을 맡은 공증인이다. 이 때문에 법무법인 부산이 오 전 시장을 변호하는 게 직업윤리 상 적절한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증인의 경우 오 전 시장의 사퇴 공증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입장과 일부 진술을 들었다는 점을 고려한 문제제기다. 일각에서는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한다. 현행 변호사법은 법무법인은 공증한 사건에 관해서는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법무법인 측은 “변호사법 시행령은 (공증을 맡은 법무법인) 변호사가 할 수 없는 행위를 정하는데 이번 건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혀 위법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 전 시장 입장에서 보면 공증 과정을 잘 아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법무법인 부산이 가지는 위상을 고려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법무법인 부산의 전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한 합동법률사무소가 아닌가. 현재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게다가 오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전 시장 캠프의 인재영입위원장이 정 변호사였다. 이런 이유로 야권 등 일각에서는 법무법인 부산에서 공증이 이뤄진 것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사퇴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법인 부산이 오 전 시장 변호를 맡는 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위법이 아니더라도 도덕성 시비는 예상된다. 공증 후 가해자 편에 서서 변호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특히 정권과의 관계 탓에 자칫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변호를 맡을 수밖에 없는 내막이 있을 것이라는 억측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다. 수임을 재고하는 게 옳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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