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가야사에 포함될까?’
부산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 ‘가야본성-칼과 현’을 보고 든 생각이다. 오는 7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순회전으로, 지난 30년에 걸친 가야사 발굴 성과를 모았다. 하지만 부산에서 출토된 유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시도록에 이름을 올린 114종 중 부산 출토 유물은 동래구 복천동고분군에서 나온 종장판 갑옷·목가리개·투구뿐이었다. 나머지는 김해 등 경남과 경주지역에서 출토됐다. 부산박물관 측은 “김해에서 워낙 좋은 유물이 많이 나왔다. 부산에서 출토된 유물은 녹슬고 부서진 게 많아 전시장에 내놓기 어렵다. 상당수는 신라 유물인지 가야 유물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고학이나 역사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궁금하다. 녹슬고 부서진 것도 그대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동래구에는 경주의 대형 고총 고분을 제외한 남부지역 최대 고분군인 복천동고분군이 있다. 1969년 9월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1호 묘를 조사하면서 학계에 알려졌고, 1980년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된 후 10여 차례 조사가 이어졌다. 지금까지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8141점. 일본이 4세기 중엽에 가야지역을 군사적으로 정벌해 통치기관을 설치하고 6세기 중엽까지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반박할 수 있는 유물이 나온 곳이기도 했다. 철제 갑주(甲胄) 병기가 연대나 제작 수준에서 당시 일본의 것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발굴이 이어지자 1995년 복천박물관을 세우고 유적과 유물을 조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아직도 제작 시기가 확인되지 않은 유물이 많다는 점은 지역 고고학계·역사학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다. 연구중심 박물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주민친화형 공간으로 전락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부산의 고대사는 가야사인가? 신라사인가? 아니면 독자 세력인가? 고분군의 존재가 알려진 지 반세기가 넘었고, 가야사 유물전이 열리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부산의 근본을 확인하려면 시의 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때 6명이었던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현재 3명이다. 이 인력으로 출토 유물이 신라에서 받은 하사품인지, 중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것인지, 독자적으로 만든 것인지 조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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