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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 칼럼]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04 20:08:0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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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코로나라는 끈질긴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진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경제 전쟁이다.
전 세계 주가는 코로나 이전으로 빠르게 접근 중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여기에 함정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동학개미들의 공격적 투자가 주가를 지탱했다. 전 세계 정부들과 한국 정부의 통화팽창정책을 믿으며 코로나 사태가 빠르게 진전될 것에 베팅을 해서다. 주가는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실물경제도 이런 수직상승이 가능할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몇 가지 불안한 점이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어서다.

첫째, 동학개미들에 의해 코스피가 급격히 오르고 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23조를 팔고 나갔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제충격이 엄청날 것으로 예측해서다.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한국 스스로 아무리 잘해도 다른 나라가 어려워지면 따라서 힘들어진다는 말이다. 불행히도 다른 나라들이 너무 못 해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계에서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남미 국가와 터키, 남아공 등이 국가부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10여 개국이 위험하다고 본다.

국제통화기금인 IMF에는 90여 개국이 돈을 빌려달라고 한단다. 이들 국가에 정말 사달이 나면 국제적으로 달러 유동성 위기가 닥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과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군인 수보다도 이번 코로나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 수가 더 많다고 한다. 10만 명이 넘었다. 실업률도 폭증한다. 오죽 심각하면 코로나가 진정되지도 않았는데 경제활동을 재개했겠는가?

둘째, 미중 갈등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로 촉발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일단락되는 듯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간극이 더 벌어져 버렸다. 여기에 홍콩 문제까지 개입되며 두 나라는 마주 보고 달리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는 최악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의 정치 경제 국방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중국 역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우리 수출의 25% 이상이 중국으로 간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을 위한 것도 있지만 중국에서 임가공해 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원자재 등의 수출물량이 더 크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다는 말이다. 이 두 나라가 충돌하면 한국은 정말 어려워진다.

셋째, 환율전쟁이 터지면 골치 아프다. 한국은 환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다. IMF 시대를 겪은 이유가 환란이다. 경제가 약해지면 투기자금이 환율을 급격히 떨어뜨려(절하시켜) 국가가치를 훼손시킨다. 환율방어를 하다 보면 국가가 달러 유동성 고갈에 빠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율이 불안정한 국가는 그동안 남미에 국한돼 있었다. 여기서 환율문제가 터져도 이들과 교역 비중이 낮은 한국은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과 갈등 속에서 환율을 대응카드로 꺼내 들었다. 대체로 중국 위안화와 달러의 균형점은 1달러=7위안이다. 7위안보다 높아지면 위안화 가치가 낮아져 중국 상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중국이 이번에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달러당 7.1위안 이상으로 절하시켰다. 미국과의 갈등이 확대되면 1달러=7.5위안까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미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다. 미국은 자국 제품을 해외에서 많이 팔기 위해 다른 나라 화폐가치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심기를 건든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다. 중국 탓에 연쇄적으로 다른 나라도 환율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한국이 문제다. 위안화가 낮아진 만큼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한국 상품 가격이 오를 수 있어서다. 이것을 방치할 수 없으니 원화가치를 낮춰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연쇄작용이 일어나면 위안화-달러화-원화-엔화-유로화 등 모든 나라 화폐가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비록 한국이 충분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대응하기 쉽지 않다.

넷째, 한국은행도 한국 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내비쳤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이 심각한 경제후퇴기를 경험할 것으로 예측해서다. 이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0.5%까지 전격적으로 내렸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나라처럼 마이너스 금리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0.2%로 예상했다. 이 수치는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매우 양호한 것이다. 하지만 내수 기반이 약해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이것도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가 잘돼야 생존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판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울하지만 이 내용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기업들이 강하게 위기 인식을 가져줄 것을 주문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을 만나보면 코로나로 인한 위기 인식이 의외로 낮다. 코로나로 직접 영향 받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번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들 기업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 차 때문이다. 어떤 파국적 사건이 기업 성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중 많은 기업은 자신들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모른다. 사실 이 기간이 기업에게는 생존을 좌우하는 황금시간이다. 위기는 괴롭고 힘든 것이지만 빨리 깨닫고 대처하면 오히려 기회로 전환되는 성질이 있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 사태에 잘 대처한 것도 신천지를 통해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자 정부가 심각성을 빨리 깨달아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절실히 인식되면 평소에 시도하지 않으려 했던 것들도 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기회를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너무 늦으면 안 된다. 진짜 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때에는 위험하다. 당황하다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진짜 큰 위험에 몰릴 수 있다. 이것을 경계하려는 것이 이 글의 의도다.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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