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에서 지난달 29일 144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뒤 신규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144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데다, 안양시의 신규 확진자가 무증상 상태로 해운대 송정 국제시장 감천문화마을 등 주요 여행지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고1·중2·초3,4학년 학생들의 3단계 등교가 시작돼 근심이 더욱 깊어졌다. 6일로 시행 한 달을 맞은 ‘생활속 거리두기’가 과연 이대로 연착륙할 수 있을 지 시험대에 섰다.
144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미궁이지만, 이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250여 명을 진단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감염경로가 규명될 때까지 ‘조용한 전파’의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이달부터 일부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등 피서철에 접어들면서 외지 관광객이 늘어나 감염 위험이 더 커졌다. 외지인의 출입을 막을 수는 없으니 제2, 제3의 ‘안양시 환자’ 사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 올여름은 방역 걱정에 피서가 뒷전으로 밀려날 처지다.
생활속 거리두기 이후 급상승한 감염률도 심상치 않다. 한 사람의 감염자가 만드는 추가 감염자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수’가 생활속 거리두기 시행 전에는 평균 0.45였으나, 시행 후엔 그 4.4배인 2로 계산됐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클럽 물류센터 종교모임 등 지역사회의 방역 빈틈을 타고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깜깜이 방역’을 할 수밖에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을 걷는 기분이다.
전문가들은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볼 때 지역사회 감염이 상당히 진행된 것 같다”며 “현재 우리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무기는 일상방역밖에 없다”고 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물리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수칙 준수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관건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엄격한 자기 관리다.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새로운 생활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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