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러시아 낭만파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친한 친구인 페테르부르크의 출판업자 부탁으로 월간지 ‘뉘에리스’의 부록에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라는 부제를 가진 피아노 소곡집을 작곡한다. 1876년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한 곡씩 그달 행사나 풍물 또는 시적 영감을 담은 12개 피아노 악보로 제목을‘계절( The Seasons·일명 ’사계‘)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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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베네치아 명물 곤돌라의 경주 모습. 국제신문 DB |
이 피아노 소곡집은 무언가 형식을 지녔는데 그달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12곡 중 6월은 ‘뱃노래’라는 제목이 붙었다. 11월 ‘트로이카’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꼽힌다. 차이코프스키의 6월 뱃노래는 러시아 시인 프레시 케이코프의 시 “해변으로 가자, 우리들의 밤에는 파도가 입맞춤을 할 것이며 수심에 찬 별들이 우리들 머리 위에서 빛나리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여름날의 아름다움이 잘 나타나 있으며,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우수와 서정이 깃든 명곡으로 꼽힌다.
추천 음반으로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피아노와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실황 연주가 돋보인다, 오케스트라 편곡은 시베리아 바이올린 앙상블과 유진 올만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들을 만하다. 이 외 피아노 트리오와 첼로 편곡 등이 있다.
서양 음악사에서 ‘뱃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곡이 있는데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뱃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로 유명한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부르는 그리스 민요 ‘뱃노래’, 러시아 민요 ‘볼가강의 뱃노래’, 멘델스존의 피아노곡집 무언가 중 ‘베네치아의 뱃노래’ 등을 꼽을 수 있다.
멘델스존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무언가 OP.109 외에는 모두 48 곡의 무언가 피아노 소곡집을 작곡했는데 ‘무언가’는 가사가 없는 노래를 의미한다. 멘델스존의 ‘무언가’중 ‘베네치아의 뱃노래’가 있다. 멘델스존이 베네치아 여행 중 운하를 떠다니는 곤돌라의 아름다운 정경에 반해 쓴 곡이다. ‘베네치아의 뱃노래’는 멘델스존이 직접 제목을 붙였다. 멘델스존 특유의 아름다움과 서정이 깊게 배었다.
‘베네치아의 뱃노래’는 작품번호 19의 6번 G단조, 30의 6번 F샤프단조, 62의 5번 A단조가 있는데 세 곡 모두 뛰어나지만, 특히 작품번호 19의 6번 G단조와 30번의 6번 F샤프단조가 유명하다. 피아노곡 말고도 다양한 악기로 편곡돼 연주된다. 추천 음반으로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의 실황 연주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루마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다나 프로토프 페스쿠 연주를 들 수 있다. 작품 19의 6 G단조는 줄리안 브림의 기타 편곡 연주가 일품이다.
필하모니 대표·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