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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감성을 스치는 샴페인과 펫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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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6-17 19:33:5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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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주의 왕권의 상징인 베르사유 궁전을 짓고 프랑스의 영광을 이룬 루이 14세는 프랑스 최고의 와인으로, 샴페인을 즐겨 마셨다. 절대왕정의 궁정문화가 왕족과 귀족의 생활방식으로 퍼지면서 샴페인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베르사유궁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일상에 눈이 먼 귀족들이 즐겨 마시던 샴페인이 신기술 도입과 더불어 맛과 색상 변화를 통해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와인이 됐다.

슬로베니아 내추럴 스파클링와인 펫낫.
1668년 샹파뉴 마을의 수도승 ‘돔페리뇽’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샴페인은 1차 발효가 끝난 와인에 당분과 효모를 넣어 병입한 뒤 2차 발효로 기포가 생겨 만들어진다.

일반 와인과 달리 와인을 병에 넣고 발효시키는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샴페인은 탄산가스의 압력 때문에 병이 터질 수 있는 위험과 발효과정에 생기는 찌꺼기의 처리 방법 등 제조 방식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고민은 18세기 들어 다양한 형태의 와인병이 생산되어 와인의 보존과 이동이 편해지고, 19세기 초 발효 기간 샴페인 병을 거꾸로 세워 돌리면서 효모를 병목 근처로 모으는 방법을 발견하면서 해결됐다. 스페인의 까바, 이탈리아의 프란치아코르타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전통적인 방법’이라 표기한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인색한 와인 시장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분다.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고 ‘어떤 것도 빼지 않은 천연 와인’, 내추럴 와인이라는 바람이다. ‘내추럴 스파클링와인’ ‘펫낫)’은 ‘페티앙 나투렐’이라는 프랑스어를 줄인 말로 ‘와인을 만들 때 자연적으로 생성된 기포가 있는 와인’이다. 샴페인과 달리, 발효가 진행 중인 와인을 병입하여 1차 발효로 생긴 이산화탄소가 병 속에서 기포가 되어 만들어진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오는 방식’이란 뜻의 ‘안세스트랄 방법(Methode Ancestrale)’로 표기한다. 사실, 최초의 샴페인도 펫낫처럼 만들어진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샹파뉴지역의 기온 변화로 1차 발효가 끝나지 않은 채 병입된 와인이 발효되면서 생긴 기포로 우연히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좋은 샴페인은 아주 작고 상쾌한 기포가 입안을 부드럽게 자극하고 펫낫은 가볍고 산뜻하며 잘 익은 과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제대로 맛을 알고 마시려면 와인은 어려운 술이다. 품종, 기후, 토양, 생산자 등 알아야 할 것이 많다. 내추럴 와인은 기존 맛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어 쉽게 이야기하고 마실 수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매력의 와인이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진다. 언제 잦아들지 모를 바람이지만 재미가 있다.

와인의 매력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에게 와인의 매력은 ‘특별한 맛’이 아니라 ‘특별한 느낌’이다. 혀끝을 스치는 느낌도 좋지만 감성을 스치는 와인이 좋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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